<미드 CG 수준2>
나의 두 딸은 환율이 미국인들에게 매우 유리할 때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윈저로 자동차 여행을 떠났다.
그런데 한 댄스클럽에서 그들은 '캐나다사람: 6달러, 미국사람: 5달러'라고 써붙여놓은 것을 보았다.
그러자 작은딸이 큰딸에게 속삭였다.
"어떤 바보가 자기가 캐나다사람이라고 밝히겠어?"
유럽국가들은 영토도 작거니와 서로들 다닥다닥 붙어 있다.
그래서 미국이 얼마나 큰 땅덩어리인지 제대로 감을 못 잡는 유럽인도 많다.
언젠가 나는 미국을 여행하려는 이탈리아여자로부터 편지를 받은 적이 있다.
그 여자는 워싱턴과 그랜드캐년, 자유의 여신상 등의 명승지를 모조리 구경할 계획이라고 열에 들뜬 문장으로 늘어놓았다.
그리고는 편지 말미에 이렇게 내 조언을 구했다 :
"콜로라도주의 그랜드캐년은 아침에 구경하는 것이 더 아름다운지
아니면 우선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부터 보고 그랜드캐년은 오후에 보는 것이 나은지 알려 주시겠어요 ? "
언젠가 내가 취학 전 아동들을 가르치던 해에 우리 반에 킴벌리와 제시카라는 쌍둥이 여자아이들이 있었다.
나는 그애들을 따로따로 대할 때 자주 혼동을 일으키곤 했다.
아이들에게 이름을 쓰도록 지도하던 중 한 쌍둥이 소녀에게 어떻게 킴이라고 쓰는지 가르쳐주었다.
"엄마는 너를 킴이라고 부르시니, 아니면 킴벌리라고 부르시니 ? "
내가 물었다.
그애는 나를 쳐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 엄마는 나를 제시카라고 부르는데요. "
나는 음악가이자 음반제작 전문가이기 때문에 어떤 음악이건 매우 비판적인 견지에서 듣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듣고 난 이후의 신랄한 평가를 아내가 자주 들어줘야 했다.
어느 콘서트를 관람한 나는 템포가 너무 빠르다느니, 연주가 특색이 없다느니, 오디오 장치가 엉망이라느니 하는
예의 혹독한 비판을 늘어놓다가 결국 체념어린 한마디로 끝을 맺었다.
"어차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불완전하니까 어쩔 도리가 없지. "
그러자 아내가 기다렸다는 듯이 대꾸했다.
"맞아요. 당신도 완벽할 수야 없지요"
내가 IBM에서 일하고 있을 때 독일과 일본에서 일단의 기사와 기술자들이 훈련을 받으러 온 적이 있었다
강습시간에 내가 갑자기 재채기를 했는데 옆에 있던 우리 IBM사 기술자 에드가
"몸조심 하세요!"라는 뜻인 "가드 블레스 유!" 하고 소리쳤다.
그러자 일본 기술자 하나가 별일도 다 봤다는 듯 이상한 얼굴을 했다.
에드가 설명했다.
"브루노가 온 독일에서는 어떤 사람이 재채기를 하면 건강을 빈다는 뜻으로 '게준트하이트(건강!)!' 하고 소리치죠.
미국에서는 '가드 블레스 유' (하느님의 축복이 있기를)하고 말하죠.
일본에서는 누가 재채기를 하면 뭐라고 하죠?"
그러자 그 일본 친구는 한참 생각하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감기 드셨나요? 라고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