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콘서트는 처음인 듯하다.

 

"그렇다고 볼 수 있다. 내 이름을 걸고 투어까지 하는 건 머리털 나고 처음이다. 주로 뮤지컬을 해왔으니까.
내가 그냥 가수였으면 데뷔 60주년을 맞는 기분이 좀 더 특별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난 늘 수십, 수백명과 뒹굴면서 무대에 올라 노래하고 춤추며 연기하는 인생을 살았다.
그러다 보니 세월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겠다. 이번 투어는 나를 위한 게 아니다.
그간 나와 함께한 사람들,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를 드리기 위한 자리다."


―1963년 루이 암스트롱이 내한공연했을 때 함께 출연해 모창을 했다던데.

 

"내가 미8군 무대에서 활동할 때 암스트롱의 히트곡을 흉내 낸 게 화제가 됐다. 그 목소리를 여자가 따라 하는 건 아주 드문 일이었다.
미군들 사이에 소문이 나면서 본국의 암스트롱 귀에까지 내 얘기가 들어간 모양이다. 암스트롱이 나를 찾았을 때는 정말 쇼크였다.
2주간 공연하면서 매일 나를 무대에 세웠는데 두 사람이 똑같이 한 손에는 트럼펫 또 다른 손에는 손수건을 들고 노래했다.
전 세계 재즈 뮤지션의 꿈이 그의 곁에 서는 거였는데…."


―나이가 있는데도 여전히 힘찬 가창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가? 나는 내 노래를 돈 주고 들으러 가고 싶지는 않은데…. 이런 건 있다.
언젠가부터 난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무대에 올라 노래하고 연기를 해왔다.
70년대부터 뮤지컬 무대를 개척하면서 하도 힘든 일이 많았으니까. 그래서 무대에 일단 오르면 조금의 후회도 남기고 싶지 않았다.
거의 발악을 하는 수준으로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게 좋게 비쳐진다면 고마운 일이지."


―요즘 젊은 가수들의 연기와 노래를 평가한다면.


"난 무서워서 TV를 못 본다. 왜 이렇게 성형수술을 한 사람이 많나. 얼굴에 손을 대면 연기도 노래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진정한 배우와 가수라면 내 몸 자체가 무대라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
피부를 당기고 뼈를 깎은 상태에서 자신의 감정이 얼굴로 제대로 표현되겠는가.
구강구조가 완전히 바뀌었는데 노래가 정상적으로 나올 리도 없다.
연기 잘하는 사람이 노래도 잘하는데, 그런 사람은 절대 성형수술 안 한다. 김혜자, 강부자씨를 봐라." (110421)

 


                                                                                                                                                                 -윤복희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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