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1급 이창화(53)씨는 이른바 '잘나가는 사업가'였다.
고교 과정 특수학교를 졸업한 뒤 17년 동안 호프집·김치공장·사우나·식당 등을 운영했고, 손대는 사업마다 성공했다.
"아무도 저를 고용해주지 않으니 창업할 수밖에 없었던 거죠.
다만 일반인과 똑같이 해서는 승산이 없다고 생각해 손님을 끌기 위한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개발했어요.
설렁탕집을 할 때는 손님들이 후식용 커피에 설탕을 얼마나 타 먹는지까지 연구했어요."
37세 되던 해 그는 돌연 모든 사업을 접었다.
"도움받는 대상으로만 여겨온 장애인이 거꾸로 다른 어려운 이웃을 돕는 모델이 돼 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간 사업으로 번 돈을 쏟아부어 다산복지재단을 세웠다.
장애인들을 취업시키고, 재활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장애인 전용 도서관과 축구장도 만들었다.
이젠 집을 팔아 경기도 여주에 '헬렌켈러센터'를 만들려고 준비 중이다.
"이 일을 하다 보니 적성에 맞고 즐거웠어요.
남을 돕기 위해서라기보다 저 자신을 위해 일했다고 봐야겠지요.
장애라는 게 사는 데 실제로 그렇게 큰 '장애'가 되진 않았어요.
조금 불편했을 뿐이죠."
이씨는 20일 '제31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가 주는 '올해의 장애인상'을 받는다. (11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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