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지나면 우린 만날 것이다.
그러나 하루 동안 사물들은 자라고,
거리에선 포도가 팔리며, 토마토 껍질이 변한다.
또 네가 좋아하던 소녀는 다시는 사무실로 돌아오지 않았다.
사람들이 갑자기 우체부를 바꿔버렸다.
이제 편지는 예전의 그 편지가 아니다.
몇 개의 황금빛 잎사귀, 다른 나무다.
이 나무는 이제 넉넉한 나무다.
옛 껍질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대지가
그토록 변한다고 누가 우리에게 말해주랴?
대지는 어제보다 더 많은 화산을 가졌고.
하늘은 새로운 구름들을 가지고 있다.
또 강물은 어제와 다르게 흐른다.
또, 얼마나 많은 것들이 세워지는가!
나는 도로와 건물들,
배나 바이올린처럼
맑고 긴 교량의 낙성식에 수없이 참석했다.
그러므로 내가 너에게 인사를 하고
화사한 네 입에 입맞출 때
우리의 입맞춤은 또 다른 입맞춤이요
우리의 입은 또 다른 입이다.
사랑이여, 건배하자, 추락하는 모든 것과
꽃피는 모든 것들을 위해 건배.
어제를 위해 그리고 오늘을 위해 건배,
그저께를 위해 그리고 내일을 위해 건배,
빵과 돌을 위해 건배,
불꽃과 비를 위해 건배.
- 칠레 시인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1904~1973) <하루에 얼마나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가> 발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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