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가을 한 자락이

여기 환한 유리잔

뜨거운 물속에서 몸을 푼다

인적 드문 산길에 짧은 햇살

청아한 풀벌레 소리도 함께 녹아든다

언젠가 어느 별에서 만난

정결하고 선한 영혼이

오랜 세월 제 마음을 여며두었다가

고적한 밤 등불 아래

은은히 내 안으로 스며든다

고마운 일이다

 

     - 조향미 <국화차> 발췌 인용

'광화문 글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년 봄  (0) 2011.06.16
2008년 겨울편  (0) 2011.02.18
2008년 6월~ 여름편  (0) 2011.02.16
2008년 3월~2008년 5월  (0) 2011.02.15
2007년 12월~2008년 2월  (0) 2011.02.1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