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의 산책로 따라 연꽃처럼 솟다-

경남 고성군 개천·영현·대가·마암면에 걸쳐 뻗어있는 연화산. 정상이 528m로 비교적 아담한 산이다.

연화산은 조선 인조 때 승려 학명이 쓴 고기(古記)에 ‘높이 선 산세에 연꽃이 핀 듯하다’라고 기록된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연화산 일대는 1983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한려해상국립공원과 연결되며 진주에서 32㎞, 마산에서 46㎞ 지점에 위치해 있다.

산자락에 흩어져 있는 화강암 덩어리를 뒤로 연화산 정상이 보인다.

옥녀봉·선도봉·망선봉 등 세 봉우리로 이뤄져 있다.

산세는 험하지 않지만 울창한 숲과 계곡 등 자연경관이 수려해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다.

연화산에는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져 오는 ‘옥천사’라는

고찰이 있다.

이 절의 대웅전 뒤에는 맑은 물이 흐르는 샘이 있어 ‘옥천’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우리나라 100대 명수(名水) 중 하나로 꼽힌다.

백련암과 청련암·연대암 등의 사찰도 자리하고 있다.

고성군 일대는 대부분 시루떡을 쌓은 듯한 퇴적암인 데 반해

유독 이곳은 화강암이다.

등산로 입구에서는 ‘공룡발자국 화석바위’라는 안내표지만을

만난다.

표지판에는 ‘중생대 백악기 때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렸던

공룡의 발자국’이라고 설명돼 있다.



연화산 동쪽 능선에 오르면 당항포의 쪽빛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남해지방의 습한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은 숲의 생태는

매우 다양하다.

옥천사 뒤편의 가문비나무와 편백 숲은 일품이다.

사찰 뒤편 산중턱에는 대 숲이 우거져 있고 적송 숲도 이 산의 자랑거리다.

복분자 딸기와 송이버섯도 유명하다.



자연과 문화재를 탐색하려는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 등산로는 3개 있다.

출발점은 모두 도립공원 주차장 옆에 있는 공룡화석지이다. 각 코스는 모두 3시간 안팎이다.

공룡화석지에서 출발해 연화1봉~황새고개~연화산~남산~옥천사를 거쳐 원점으로 돌아오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연화산 인근에는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공룡박물관이 있다.

이 박물관은 2006년 공룡 엑스포가 열렸을 만큼 많은 볼거리와 체험학습 공간으로 인기가 높다.

또 전국 무형문화재 탈과 민속품이 한꺼번에 전시돼 있는 갈촌탈 박물관과 장승학교도 있다.

장승학교에서는 서예와 서각·장승·그림·조각 등의 이론과 실기 교육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고성에서 옥천사 아래 개천면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두 시간 간격으로 있다.

진주에서 옥천사행 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승용차로는 대전~통영고속국도 옥천사 IC~영오방면 지방도~영오면~개천 방면 1007 지방도~개천면~옥천사로 향하면 된다.

숙박 시설은 고성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가까운 당포항에 많다.

저렴한 가격에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는 식당도 이곳에 몰려 있다.

 

-연화산보다 더 유명한 ‘옥천사’-

옥천사는 연화산보다 더 유명하다.

조계종 쌍계사의 말사로 신라 문무왕 10년(서기 670년)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의상대사는 통일된 신라를 위협하는 세력을 억제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 호국사찰을 지었는데 옥천사도 그중 하나다.

해안에서 침공하는 왜구와 백제의 발흥을 겨냥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없어진 것을 인조 17년(1639년) 새로 지었다.

        옥천사 안에 있는 국내에서 가장 작은 1.5㎡짜리 전각인 ‘산령 각(사진 맨오른쪽)’

이곳에는 승군의 회합 장소인 자방루가 큰 성채처럼 버티고 있다.

300년 된 건물로 경남 지방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또 보물 제495호인 임자명반자(구리로 만든 불교 의식용 악기)와 경남도 유형문화재인 옥천사 대종과 향로 등이 남아 있다.

또 조선 영조 때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심장보살도·지장보사도·시황도 등도 전해진다.

절 이름은 대웅전 뒤 암벽에 있는 샘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물은 사철 마르지 않고 위장병과 피부병에도 효험이 있다고 한다.

큼직한 가람의 지붕이 연꽃무늬처럼 배열돼 있고 사찰 외곽은 긴 돌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가람의 배치는 네모난 마당을 가운데 두고 17개의 전각이 보존돼 있다.

옥천사 입구 산기슭에는 400년 된 방생장(放生場)이란 표석이 있는데, 물고기를 방생하고 산짐승을 위한 먹이를 놓아둔 곳이다.

〈김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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