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구석구석 맛 탐험대>
게시물 제목 : 아산 한정식
▶ 사진설명 : 아산 방수마을 한정식

          아산 방수마을 한정식
 지역마다 깊은 손맛을 내는 한정식 상차림을 내는 음식점들이 있다.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와 정성들여 만든 깔끔한 밑반찬들이 기본을 이루는 밥상이다.
 충남 아산시 염치읍 방현리 방수마을도 이런 부류에 드는 한정식집이다. 방수마을은 방수물에서 연유한 지역 이름이기도 하고 음식점 이름이기도 하다. 아담한 정원을 갖춘 한옥집에서 맛깔스런 전통 상차림을 낸다. 별장식 숙소를 겸한 관광농원이자 결혼식장, 연회장으로도 쓰인다.

 대개 이렇게 여러 가지 잡다한 면모를 보여주는 음식점들이 실상 맛에선 별 볼일 없는 경우가 많지만, 방수마을 한정식 상차림은 좀 다르다. 다양한 시설과 행사들이 번잡스런 가운데서도 일정한 기본 맛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곳이다. 이런 힘은 주인 김판순씨가 우리나라 전통음식 맛의 밑바탕이 어디에 있는가를 이해하고 있는 데서 나오는 듯싶다.
 “우리나라 음식의 본맛은 오래 묵히고 숙성시키는 데서 나옵니다. 오래 묵힌다는 건 그만큼 정성이 필요하다는 얘기지요.”

 김씨가 강조해 마지않는 정성과 손맛이 음식들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는, 이 집 상차림의 밑반찬들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온다. 2~3년씩 묵힌 장아찌류를 비롯해 2년 묵힌 무청,  3년 묵힌 김치, 심지어는 5년이나 묵힌 배추절임도 있을 정도다. 이렇게 묵힌 반찬들이야말로 우리나라 전통 음식 맛의 기본을 이룬다는 게 김씨의 지론이다.
 “우리 집 자랑거리가 바로 묵은 장아찌류입니다. 전국 어느 음식점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맛이라고 자부할 수 있어요.”    

 김씨의 고향은 경남 합천이다. 선산 김씨 종가집 막내딸인 김씨는 집안에서 갈고 닦은 손맛을 충남 일대에서 30여년째 펼치고 있다. 온양온천역 앞에서 20년간 한정식집을 운영하다, 9년전 방현리에 규모 있는 대형 관광농원 음식점을 차렸다. 그의 손맛이란 종가집 음식을 겪어온 사람답게, 음식재료를 섬세하면서도 규모있게 다루는 ‘큰 손’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음식에 관한 한 그의 손은 크다.
 “우리 음식은요, 대량으로 만드는 데서 깊은 맛이 나옵니다. 재료는 물론 들어가는 부재료들도 충분하고 넉넉하게 팍팍 써야 제맛이 나와요. 뭘 좀 아끼려다간 맛을 잃게 됩니다. 물론 양념류는 좀 다르지만요.”
 음식점 성공비결을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왕창과 팍팍”일 정도다. 그리고 이런 ‘규모의 맛’을 완성시키는 것은 오랜 기다림이다. 수백개에 이르는 항아리에서 지속적임 보살핌을 받으며 몇 년씩 숙성과정을 거치고 나서 상차림에 오른다.

 김씨가 만드는 배추절임을 보자. 가을에 김장을 담글 때 배추에서 떼어내는 거칠고 뻗뻗한 겉배추를 골라 뒀다가 따로 소금에 절이고 고추씨를 뿌려 항아리에 담아 익힌다. 이걸 해마다 대량으로 담그다 보니 지금도 3~4년 전에 담근 새콤 시큼 짭짤한 배추절임이 상차림에 나온다. 이것을 손에 펴들고 밥을 싸고 된장, 야채 얹어 먹는 맛이란 각별하다. 콤콤하게 곰삭은 맛과 사각사각 씹히는 질감이 입맛을 돋워주기에 충분하다.
 무청도 거친 것을 골라 같은 방식으로 절여 담가뒀다가 들깻가루와 다짐마늘, 들기름 등으로 무쳐 상에 올린다.

 김씨는 수백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에 해마다 된장, 막장, 간장, 고추장 등을 담아 두고 여기에 장아찌로 해먹을 만한 건 뭐든지 박아넣고 숙성시킨다. 주변 주민들에게서 사들인 콩으로 직접 메주를 쑤어 된장을 만들고, 직접 텃밭에서 기른 고추와 파 마늘 등을 쓰는 건 기본이다. 인공 조미료는 쓰지 않는다.    
 “제대로 된 맛은 조미료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음식 재료와 양념에 다 들어 있지요. 그리고 정성과 오랜 기다림이 그 맛을 결정짓습니다.”

 1만원짜리 한정식 상차림엔 3년 묵힌 묵은지, 묵은지 볶음, 무시래기 무침, 2년 이상 묵힌 무장아찌와 된장에 박아 숙성시킨 고추, 깻잎, 호박말랭이 등 밑반찬에다 누룽지탕수, 제철 생선, 버섯, 홍어와 돼지고기, 연어샐러드 등 20가지 안팎의 반찬이 나온다. 된장찌개는 3년 묵은 된장으로 끓여 낸다. 철에 따라 민들레잎 겉절이, 냉이 무침 등의 나물 반찬들도 곁들여진다. 1만원짜리 치곤 매우 푸짐하다. 쇠갈비, 생고기, 육회, 장어구이 등이 나오는 3만원짜리 코스요리도 있다.

 김씨는 음식 솜씨도 대단하지만, 가야금 연주와 판소리에도 일가견이 있다. 아산국악협회 전 회장이자 예총 도지회 부지회장이다. 각종 공연과 연회에 초청돼 기량을 펼치기도 한다. 단체손님의 경우 따로 예약하면 조촐한 국악공연도 감상할 수 있다.
 외딴 곳에 자리잡아 찾아가는 길이 다소 복잡하지만, 음식점 분위기는 조용하고 한적하다.   

<방수마을>
한정식 1만원, 코스 한정식 3만원, 쇠고기를 돌판에 구워먹는 소석갈비 2만8천원, 돼지석갈비 1만원, 장어 1kg 4만원. 2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주차공간은 충분하다. 음식점 옆엔 타조 등 동물사육장과 약수터, 쉼터 등 휴식공간도 마련돼 있다. 야외 결혼식장과 별장식 숙박시설도 갖췄다. (041)544-3501.

<가는 길>
서울 쪽에서 갈 때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나들목을 나간다. 39번 국도를 타고 아산방조제 건너 온양 쪽으로 직진한 뒤 현충사 이정표를 보고 45번 국도로 바꿔탄다. 현충사 쪽으로 가기 전에 충무교 건너 직진해 운봉 평택 둔포 쪽으로 1km쯤 가면 왼쪽 길건너에 방수마을 산장, 예식장 입간판이 보이고 옛날 손짜장집도 보인다. 여기서 좌회전(비보호. 차량통행이 많을 땐 다소 위험하다. 충무교 건넌 뒤부터 미리 속도를 줄여 좌회전할 준비를 하시길)한 뒤 곧 우회전해 직진, 200m쯤 들어가면 방수마을 한정식집이 있다.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땐 천안나들목에서 나간다. 남부대로 따라 아산,온양온천 쪽으로 가다 온양온천 팻말 보고 우회전 21번 국도 따라 직진, 온양민속박물관 사거리에서 우회전해 충무교를 건넌다.

<주변 볼거리>
삽교호의 함상공원(어린 자녀 동반때 가볼만), 아산온천의 물놀이·건강 테마온천인 아산스파비스, 국내 최대규모 실내 꽃전시장 세계꽃식물원(세 곳을 차례로 방문할 경우 앞서 들른 곳의 입장권을 제시하면 20~30% 할인혜택), 충무공 사당인 현충사, 온양민속박물관, 온양온천지구, 덕산온천 등.

 글·사진/이병학(한겨레 기자·<놓치고 싶지 않은 우리땅 참맛> 저자)  

 

 

출처 : 어울림 마음
글쓴이 : 어울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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