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화-악 끊어 버려? 도대체가 우스운 것이 골프라는 운동이다. 가만 생각해 보니, 참 기도 안 차는 것이다. 운동 같지도 않은 것이 하고 나면 한 번 즐겁기를 하나, 친구간에 우정이 돈독해지길 하나, 열은 열대로 받고, 시간은 시간대로 날아가고, 돈은 돈대로 들고, 어디 그 돈뿐인가? 내기 한답시고, 최소 몇 만원 또 알토란같은 돈 남 주고... 농사 짓는데 놀러 다닌다고 손가락질은 제일 먼저 받지, 가뭄, 수해 왔을 때 골프채 들고 다니면 돌이라도 맞을 분위기--- 정권 한 번 바뀌기만 해도 눈치보느라 가자미 눈이 되질 않나. 공무원들은 의당 아들내미 이름으로 부킹을 하고, 열심히 연습했다고 잘 맞기를 하나, 안 한 놈이 운으로 버디를 잡질 않나... 공 한 개 값이면 자장면 곱빼기가 한 그릇, 물에 빠뜨려도 의연한 체 허허 웃어야지, 인상 쓰면 인간성 의심받지 (자장면 한 그릇 물에 쏟아놓고 웃어봐라. 아마 미친놈이라고 할 테지). 웬수 같은 골프채는 무슨 금딱지를 붙여놨나, 우라지게 비싸지. 드라이버 랍시고 작대기 하나가 33인치 평면 컬러TV 값에다, 비밀병기랍시고 몇 십 만원, 오늘 좋다고 해서 사 놓으면 내일 구형이라고 또 새것 사라 하고... 풀밭 좀 걸었다고 드는 돈이 쌀 한 가마니. 그나마 한번 치려면 대통령, 유엔 사무총장까지 동원해야 하고, 노는 산 깎아 골프장 만들어도 '좁은 땅'에 만든다고 욕먹고, 나무 심고 잔디 키워놔도 농약 친다 욕먹고, 여름이라 햇빛을 피할 수 있나, 겨울이라고 누가 따스하게 손을 한번 잡아주나, 땡볕에 눈보라에, 제대한지가 언제인데 툭하면 산등성이에서 각개전투, 물만 보면 피해 다녀야 하고, 공이 갈 만한 자리는 무슨 심술로 모래 웅덩이 파 놓고, 홀은 꼭 처녀 엉덩이 꼭대기 같은 데다 콧구멍 만하게 뚫어놓고... 잘 맞으면 '일 안하고 공만 쳤다' 욕먹고, 안 맞으면 '운동신경 없다' 욕먹고, 퍼팅 들어가면 '돈독 올랐다' 욕먹고, 못 넣으면 소신 없다 욕먹고, 돈 몇 푼 따면 곱빼기로 밥 사야하고, 돈 잃으면 밥 안 사주나 눈치봐야 하고, 집에 오면 알아서 왕비 비위 맞추느라 설거지해야 하고, 아들내미 성적 떨어져도 공치는 아비 잘못, 골프 쳐서 오더 따오면 '누구나' 따는 오더이고 못 따면 '골프까지 쳤는데도'라며 비아냥 욕먹고, 안 맞아서 채 한 번 집어 던졌다간 상종 못할 인간으로 찍히고, 신중하게 치면 늑장 플레이라고 욕먹고, 빨리 치면 '촐싹댄다' 욕먹고, 화려하게 옷 입으면 '날라리냐?' 욕먹고, 점잖게 입으면 '초상집 왔냐?'고 욕먹고, 인물 좋으면서 잘 치면 '제비 같은 놈', 인물 좋으면서 못 치면 '겉만 뻔드르르 하다.', 인물 나쁘면서 잘 치면 '니가 그거라도 잘 해야지', 인물 나쁘면서 공도 못 치면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고, 농담하면 까분다고, 진지하면 열 받았냐고, 도우미 언니하고 농담하면 시시덕댄다고, 농담 안 하면 분위기 망친다고, 싱글하면 사업하는 놈이 공만 친다고 욕하고, 싱글 못하면 '그 머리로 무슨 싱글?' 하고 욕하고, 새 채 사서 잘 치면 '돈이 썩어 나냐?', 못 치면 '돈으로 공치냐?' 고 욕먹고 새 채 안 사면 '죽을 때 돈 다 싸 갖고 갈 거냐?' 욕먹고, 바이어가 공치자 해서 채들고 해외에 나가려면 세관에 신고해야되고, 그 나마도 몇 번하면 세무조사 한다고 겁주고, 선물로 받은 채 들고 들어오면 밀수꾼처럼 째려보고, 새벽 골프 나가면 '그렇게 공부를 좀 하지' 하고 욕먹고, 남녀 어울리면 바람났다고 욕먹고, 남자끼리 치면 호모 놈들이라고 욕먹고, 이글, 홀인원 한 번 하면 축하는 못할망정 눈들이 퍼래서 뜯어먹고, 골프 사이트 한번 들어가면 '일은 언제 하냐'며 욕먹고, 골프채 한 번 닦으면 세차나 좀 하지하고... 마누라한테, 장인어른한테, 어머님한테, 아들놈한테 원망 사고, 직원들한테 눈치 보이고, 거래처에서 욕먹고,
잘 쳐도, 못 쳐도, 자주 쳐도, 안 쳐도, 새 채로 쳐도, 비올 때 쳐도, 눈올 때 쳐도, 날 좋은날 쳐 조용히 쳐도, 시끄럽게 쳐도, 천천히 쳐도, 빨리 쳐도, 멀리 쳐도, 짧게 쳐도, 돈 내고 쳐도, 접대 받고 쳐도, 우짜든지 욕을 먹게 되어있는 이런 빌어먹을 골프를 왜 하느냐 이 말이다.
공치는 사람들, 전부 제 정신이란 말인가? 곰곰이 생각을 해봤는데, 욕먹기도 지쳤고, 돈 쓰기도 아깝고, 시간도 아깝고 등의 이유로 이제 골프를 화-악! 끊어버릴 것이다.
이제부턴 골프채를 만지지도 않을 것이다. 다음에 칠 때까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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