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

관악산은 서울 시민들에게 하루거리 산행지로서 더 없이 좋은 곳이다.

관악산은 넓은 의미에서는 관악 서남쪽에 있는 삼성산과 장군봉까지를 포함시키지만,

보통 관악산하면 연주대와 연주암이 있는 관악산을 말한다.
관악산은 서울과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많은 인파가 몰려

여러 개의 변형코스가 생기고, 또 교통편에 따라 여러 방향으로 산행이 시작된다.
이 가운데 신림동들머리, 과천들머리, 시흥동들머리, 안양유원지들머리가 대표적인 등산코스가 된다.

 
신림동 들머리
신림동에 서울대학교가 들어선 1970년대 중반부터 각광받은 이 등산길은 기존의 등산로가 확장되어 산행지로서의 면모를 보이기 시작했다.
산행은 서울대학교 정문 오른쪽 관악산 입구에서 시작되는데, 이곳에서 제4야영장까지는 제1광장·제2광장·철쭉동산을 거쳐 약 40분이 소요된다. 제4야영장에서 동쪽 연주암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은 처음에는 비좁은 듯 하나 10여분 거리인 서폭포 부근에 이르면서부터는 비교적 넓은 산길로 이어진다. 서폭포를 뒤로 하고 올라가면 두 계류가 만나는 곳이 나타난다. 이곳은 제4야영장과 연주암의 중간지점으로 여기서부터 산길은 험해지기 시작한다. 급경사 산길을 따라 오르면 고개마루에 이르고, 이 고개를 넘으면 연주암에 당도하게 된다. 연주암고개에서 가운데 트인 길로 가면 연주암이고, 오른쪽 길을 따라가면 전망대에 이르게 된다. 또 제4야영장에서 무너미고개로 하여 연주암에 오르는 길도 있다.


과천 들머리
과천시 중앙동 시흥향교에서 시작되는 이 등산길은 연주암까지 3.2km로 쉬지 않고 걸으면 1시간 가량 걸린다. 시흥향교를 지나면 아기자기한 계곡으로 이어지는데 첫 계곡 큰 바위에 암각 글씨가 있는 일대를 ‘자하동천’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경사진 바윗길을 따라 올라 대피소를 지나 조금 올라가면 크고 작은 바위가 수목과 잘 어울린 지점에 이르게 된다. 여기서 연주암 아래에 있는 산장까지는 등산로가 산행 기점보다는 험하지 않고 햇볕이 잘 들어 쉬어가기에 알맞다. 이 코스에는 옹달샘이 2개 있어 중식 장소로도 이용된다. 연주암에서는 등산인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하여 도로 3km를 개·보수했을 뿐만 아니라 갈수기에 대비하여 급수시설을 설치하였다. 점심을 지참하지 못한 등산인들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해 주고 있다.
연주암에서 연주대까지는 약 25분이 소요된다. 연주대는 크고 작은 죽순처럼 솟은 자연 절벽에 석축을 쌓아 올린 곳에 자리잡고 있는데, 멀리서 보면 흡사 비둘기집 처럼 보인다. 관악의 정상은 연주대보다 조금 남쪽에 10m 높은 바위로 뾰족하게 솟아 ‘칼바위’라 부르기도 하고 말의 머리부분 같다고 하여 ‘말바위’라고도 한다.

 
봉천동 낙성대 들머리

낙성대공원에서 서울대학교 후문 쪽의 대학촌으로 들어가는 샛길이나 포장도로를 따라 가면 등산로 입구를 알리는 팻말이 나온다. 이를 따라 등산로에 오르면 제1약수터와 마애미륵불이 있는 상봉약수터로 오르는 두 길을 만난다.
제1약수터에서 다시 오르면 남현동 군인아파트 쪽에서 연주암으로 오르는 길과 만나는 주릉 위의 삼거리에 도착한다. 여기서 오른쪽 길로 접어드는데, 삼거리부터 559봉까지는 경사가 심하지 않은 아기자기한 암릉으로 이루어진 능선이다. 암봉들을 피해 돌아가는 길도 나있다. 삼거리에서 조금 가면 마당바위라고 불리는 널따란 바위가 있어서 좋은 쉼터가 된다. 559봉에 오르면 연주암과 연주대가 가까이 있고 과천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북으로는 서울 시가지와 한강 줄기가 내려다 보인다.
559봉에서 길이 두 갈래로 갈리는데 오른쪽 길이 연주대로 오르는 길이다. 여기에서 계단길을 따라 200m 정도 내려가면 연주암에 이른다. 연주암은 관악산의 모든 등산로가 집결하는 곳이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관악산장을 거쳐 자하동천 계곡을 따라 하산한다. 연주암에서 남쪽으로 이어진 능선을 계속 따라가면 장군바위에 다다른다. 능선 중간에 연이어 기암괴석을 만나게 된다. 장군바위에 올라서서 조금 더 가면 계곡으로 빠지는 길이 보이고, 장군바위골이라고 불리는 이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 과천시 공업진흥청 뒤로 내려서게 된다.

시흥동 들머리

시흥5동 중앙시장 앞 옛 금천관아(衿川官衙)가 있던 삼거리에서 마을길을 따라 올라가 신설된 관악산 외곽도로를 넘으면 호암산 등산길 입구가 된다. 여기서 호압사를 향해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오르면 장군봉 바로 밑에 있는 호압사에 이른다. 여기서 수직에 가까운 가파른 경사길이 장군봉 정상까지 이어진다.
장군봉 정상 못미쳐 396m 고지에서 서남쪽 능선을 따라가면 한우물과 해태가 있는 347m 호암산성 봉우리로 나아가 다시 시흥으로 하산할 수 있다. 또 장군봉 헬기장을 거쳐 삼성산으로 하여 삼막사를 거쳐 전망대에서 염불암 또는 안양사 방향으로 안양유원지로 하산할 수 있고, 삼성산에서 삼거리를 지나 무너미고개를 경유하여 연주대 정상으로 올라 임의대로 하산길을 택할 수 있다.

안양유원지 들머리

안양유원지에서 안양사를 경유, 계곡길로 올라가다 능선에 올라 오른쪽 능선길을 따라 나가면 염불암길과 만나면서 왼쪽으로 꺾여 삼막사에 이르고 얼마 안가서 정상이다. 또 안양유원지에서 풀장을 경유하여 염불암을 거쳐 올라가는 길도 많이 이용된다. 정상에서 북릉을 따라가다 북서능선을 계속 따라 나가면 솔밭에 싸인 호압사에 이르고, 시흥쪽으로 내려가게 된다.
호압사에 이르기 직전 능선에서 북릉을 타고 암릉길을 오르내리며 성주암을 경유하여 신림동으로 하산할 수 있다. 또 염불암을 지나 삼막사에서 정상에 오른 다음 서남능선을 따라 망월암 앞을 경유하여 계곡물이 만나는 곳에 이른다. 남쪽 계곡길로 나가다 불성사 입구를 지나 오른쪽으로 꺾어 나가면 염불암 입구를 지나 매표소이다.

 


팔봉능선

팔봉능선은 관악산 정상에서 삼성산 쪽으로 뻗은 8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등산로를 말한다. 험한 산행길로 ‘설악산 공룡능선의 축소판’이라 불리운다. 관악산 팔봉은 연주암까지는 기존의 신림동·과천 등산로를 이용한다. 연주암고개에서 서남쪽 길을 가면 곧 전망대에 당도하게 된다. 팔봉 서쪽은 안양시, 뒤쪽은 과천시인데 청계산과 멀리 우면산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전망대에서 바라보이는 팔봉의 산세는 험한 바윗길을 다 갖추고 있는 듯 하다. 전망대에서 불성사에 이르는 바윗길은 가파르기 때문에 숙련된 산행 기술이 필요하다. 불성사 대웅전 앞으로 트인 소로는 안양유원지(비산공원)로 내려가는 길이기 때문에 팔봉능선을 타려면 불성사 오른쪽의 산길을 이용한다.
불성사 입구에 샘이 있는데, 이 곳에서 마주 보이는 지점이 팔봉의 뒷모습을 잘 살필 수 있어 ‘제2전망대’ 또는 ‘만경대’로 불리운다. 이 샘터 위의 제2봉을 시작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팔봉능선의 최대 난코스라 할 수 있는 이곳을 지나면 내리막길과 오름길이 계속 이어진다.
제2봉을 지나면 넓은 반석지대가 나오는데 이곳을 ‘신선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제3봉과 제4봉을 차례로 넘으면서 험한 바윗길을 내려 갔다가 작은 암봉에 붙는 재미는 팔봉능선의 백미이다. 제5봉이 바라보이는 고개에 당도하면 팔봉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소로가 나온다. 이 길은 신림동에서 불성사의 신도나 등산인들이 주로 이용한다.
제6봉은 계단과 비슷한 형태의 암봉으로 어느 쪽으로 올라도 무난하지만 안양 쪽은 깊은 낭떠러지가 있어 조심해야 한다. 제7봉을 오르면 비교적 순탄한 바윗길을 걷는다. 이 봉우리 밑에는 10m 정도 높이의 ‘금관바위’가 있다. 이 바위는 보는 방향에 따라 동쪽에서는 금관, 서쪽에서는 삼존불, 남쪽에서는 미륵불, 북쪽에서는 두 사람이 합장을 한 형상이다. 이 바위를 지나면 제8봉이 기다리며 이어 바위굴이 나온다. 이곳까지 오면 팔봉능선은 끝이 나는데, 염불암을 거쳐 안양유원지 방향으로 하산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등산인들은 신림동 방향으로 하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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