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팬들을 깨울 시간이 돌아왔다. 올해로 44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프로야구.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작년 우승 팀 KIA와 롯데 맞대결을 포함해 전국 5개 구장에서 시범 경기가 일제히 막을 올린다. 팀당 10경기씩 총 50경기가 열린다.


각 팀에는 마지막 전력 퍼즐을 맞출 기회다. 다만 시범 경기 성적이 정규 시즌까지 그대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시범 경기 1위가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건 역대 7번뿐, 최근은 2007년 SK(현 SSG)가 마지막이다. 
작년 시범 경기 1위(8승1무) 두산은 정규 리그 4위로 내려앉았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T에 고개를 숙였다.


올해 시범 경기의 가장 큰 변화는 ‘피치클록’이다. 주자가 없으면 20초, 주자가 있으면 25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하는 만큼 투수들은 바빠질 전망이다. 
타자 역시 33초 이내에 타석에 들어서야 하며, 타석당 타임아웃도 2번으로 제한된다. 
위반 시엔 투수에게는 볼이, 타자에게는 스트라이크가 주어진다.

 

 




지난 시즌 화제가 됐던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는 현장 의견에 따라 미세한 지표 조정이 있었다. 
작년까지는 선수 신장 대비 상단 56.35%, 하단 27.64% 위치로 스트라이크존을 설정했는데, 올해는 이를 각각 0.6%p씩 낮췄다. 
1㎝ 정도 스트라이크 존이 내려간 것에 불과하지만, 투수 입장에서는 스트라이크 판정 범위가 조금 좁아졌다고 느낄 수 있다.


주루 플레이에도 변화가 생긴다. 기존엔 1루까지 주루 시 3피트 라인만 달려야 했지만, 이제는 1루 파울 라인 안쪽 흙 범위(45.72~60.96㎝)까지가 주로로 인정돼, 주자들이 보다 과감히 달릴 수 있게 됐다. 
경기 도중 ‘충돌 사고’를 줄이면서도 역동적인 주루 플레이를 끌어내겠다는 목적이다.


한화 새로운 보금자리도 시범 경기에서 첫선을 보인다. 
지난 5일 완공된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가 17일 한화와 삼성 시범 경기를 통해 홈경기 적응에 나선다. 
한화는 지난겨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엄상백과 4년 최대 78억원, 심우준과는 4년 최대 50억원에 계약하며 자원 보강을 했다. 
한화 주장 채은성은 “모든 게 준비가 됐다. 이제 성적만 내면 된다”고 했다.


지난해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챔피언 KIA는 올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88홈런을 때려 낸 외국인 거포 패트릭 위즈덤을 영입하며 한층 더 무서워졌다. 외국인 에이스 투수 제임스 네일, 새로 영입된 아담 올러, 그리고 양현종·윤영철로 이어지는 4선발까지 확정을 지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순조로운 재활을 이어가고 있는 이의리 회복 전까지 5선발로 쓸 김도현과 황동하를 두고 고민 중이다. 
정해영, 곽도규에 이어 조상우가 합류한 불펜진 역시 탄탄하다는 평가다.


준우승팀 삼성 역시 ‘좌완 파이어볼러’ 신인 배찬승을 비롯해, 캠프 기간 내내 화제였던 루키·유망주들의 신고식이 시범 경기에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데니 레예스와 김무신(옛 김윤수), 중장거리 거포 김영웅 등 다수가 부상으로 개막에 맞춰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 빈틈을 신인과 2·3년 차 선수들로 발 빠르게 메울 수 있느냐가 삼성의 숙제다.


삼성처럼 부상·이탈 변수로 골머리를 앓는 팀도 적지 않다. 
SSG는 현역 메이저리거 출신으로 영입한 미치 화이트가 허벅지 부상으로 시즌 초반 합류가 불투명해지면서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화이트가 빠지면 지난해 강속구를 앞세워 가능성을 인정받은 송영진, 팔꿈치 수술 이후 재기를 노리는 박종훈, 혹은 미국 트레이닝센터에서 구속을 끌어올려온 정동윤 같은 투수들이 빈자리 메우기에 나선다.


LG에서는 신인 김영우가 시속 150㎞대 강속구와 포크볼을 무기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마무리 기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KT 위즈는 강백호와 멜 로하스 주니어를 테이블세터로 시험 중이다. 포수 강백호가 1번 타자로 출루하고, 장타력이 뛰어난 로하스가 2번에 자리 잡으면서 폭발력을 노리겠다는 계산이다.


시범 경기는 대부분 오후 1시 시작한다. 야간 경기 적응을 위해 13일 키움-SSG(인천)와 KT-NC(창원), 15일 KT-롯데(사직), 17일 삼성-한화(대전)와 SSG-KIA(광주) 경기는 오후 6시 시작한다. 
팀별 출장 인원 제한은 없다. 연장전은 없고, 취소된 경기는 재편성되지 않는다. 시범 경기가 끝나면 각 팀은 막판 채비를 한 후 22일 정규 시즌 개막전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들어간다.(25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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