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을 지탱하는 핵심인 주요 대기업이 고령화되고 있다.
최근 3년간 20대 이하 직원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50세 이상의 비중은 계속 늘었다.
저출생·고령화로 인구 구조가 변한 데 더해, 기업 채용 방식이 대규모 신입 공채에서 경력직 수시 채용 위주로 바뀐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20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최근 3년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제출한 회사 123개사의 임직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해당 기업군의 전체 임직원 141만7401명 중 20대 이하 직원은 30만6731명으로 2021년에 비해 1만5844명 줄었다.
전체 임직원 수는 3만8000명 늘었는데 20대 이하 직원만 급감한 것이다.
이에 2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율도 21.6%로 2021년(23.4%) 대비 1.8%포인트 줄었다.
특히 IT·전기전자 업종 등 기존에 20대 직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업종과 유통·통신 등 서비스 업종에서 20대 이하 직원이 감소하고 50대 이상은 증가하는 고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IT·전기전자 업종의 20대 이하 직원 비율은 2021년 34.2%에서 지난해 28.9%로 하락한 반면, 50세 이상은 16.6%에서 19.8%로 늘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20대 이하 직원 수가 가장 많이 줄었다.
삼성전자의 20대 이하 직원은 지난해 7만2525명으로 2년 전보다 1만7372명(19%) 줄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33.7%에서 27.1%로 6.6%포인트 하락했다.
LG디스플레이도 같은 기간 20대 이하 직원이 3만4929명에서 2만8493명으로 18% 줄었다.
이차전지 업종에서도 20대 이하 직원이 2021년 40.0%에서 지난해 34.2%로 5.8%포인트 줄었다. 반면 50대 이상 비율은 6%에서 7%로 늘었다.
유통업에서도 30대 미만 비율이 2021년 15.1%에서 지난해 12.5%로 줄었고, 같은 기간 통신업에서는 50세 이상 비율이 8.2%에서 11%로 늘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대기업들이 20대 신입 직원을 많이 뽑던 공채에서 경력직 위주의 수시 채용으로 채용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 3월 100개 대기업을 분석한 결과 정기 공채 비율은 2019년 39.9%에서 2023년 35.8%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시 채용 비율은 45.6%에서 48.3%로 늘었다.
또 채용 인원 중 고졸·대졸 등 신입 직원 비율은 2019년 47%에서 지난해 40.3%로 급감했다.
실제 삼성전자를 제외한 국내 4대 그룹은 신입 공채를 폐지하고, 경력직 중심의 수시 채용으로 전환했다.
반대로 중후장대(重厚長大) 제조 업종에서는 50세 이상 비율이 줄고 20대 비중이 늘어났다.
해당 업종들은 타 업종보다 50세 이상 비율이 높았지만, 최근 신사업과 연구·개발(R&D) 등을 중심으로 젊은 인력을 수혈하면서 연령 구조를 개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부품 업종의 경우 지난해 20대 이하 직원 수가 2021년보다 1만명쯤 늘었다. 전체에서의 비율도 18.7%에서 21.2%로 올랐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생산직 등에서 베이비 붐 세대가 대거 은퇴한 반면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미래차 개발 등 신사업 분야에 젊은 인재 채용이 늘었다”고 했다.
조선·기계설비업은 같은 기간 전체 직원이 약 1만명 늘어 8만9566명을 기록했는데, 20대 이하 직원이 3500명 늘었다.
조선업계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수주 호황으로 R&D, 제조, 사무 등에서 젊은 인력을 대거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황이 부진한 철강업은 전체 직원이 2021년 3만1970명에서 지난해 2만8730명으로 줄었는데, 20대 이하는 4731명에서 4884명으로 소폭 증가해 비율도 14.8%에서 17%로 늘었다.
건설업도 지난해 전체 직원 수가 3만1239명으로 2년 새 2400명 늘어나는 동안 20대 이하는 795명 증가했다.(2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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