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분리 배출의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한 해 종량제 봉투에 무단 투기되는 폐플라스틱 양이 국민 1명당 34kg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0mL 플라스틱 생수병(약 20g)으로 환산하면 1년에 1700여 개를 무단투기하는 셈이다. 
‘1인 가구’ 증가와 배달 음식 확산, 분리 배출에 대한 피로도 등이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0일 경기도 안성시 시설관리공단에서 공단 관계자들이 플라스틱 폐기물을 압축한 뒤 큐브 형태로 묶은 ‘플라스틱 베일(bale·더미)’을 쌓아올리고 있다.>


7일 본지가 가정에서 배출하는 생활폐기물 중 폐플라스틱 처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재작년 기준 우리 국민은 분리 배출(일 86.81g)보다 종량제 혼합 배출(일 93.3g)을 더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폐플라스틱은 재질·종류·크기와 상관없이 분리 배출이 원칙이다. 
그런데 재활용되지 않고 종량제 봉투에 담겨 소각·매립되는 양이 더 많았던 것이다.

 

 




혼합 배출은 크게 늘고 있다. 
플라스틱 재질의 배달 음식 용기·식기, 일회용컵 등 폐플라스틱 분리 배출량은 2021년 136만1634t에서 2022년 134만2799t으로 1% 감소했다. 
반면 혼합 배출량은 175만969t에서 216만909t으로 23% 증가했다. 
아직 통계가 나오지 않은 작년과 올해엔 이런 경향이 더 강화했을 것으로 환경부는 보고 있다.


생활 폐기물은 가정에서 내놓는 종량제 봉투를 비롯해 소규모 카페·식당 등에서 하루 300kg 미만으로 배출하는 종량제 봉투도 포함된다. 
아파트 등 ‘보는 눈’이 많고 분리 배출을 단속하는 공동주택에선 비교적 재활용이 잘되고 있지만, 일부 단독주택이나 연립·빌라촌, 원룸촌, 먹자골목 가게 등에서 종량제 혼합 배출이 많다고 당국은 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집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문화가 확산한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환경부가 ‘일회용컵 보증금제’ ‘플라스틱 빨대 금지’ 등 실생활에서 피로도를 높이는 정책을 잇따라 내놓거나 번복하면서 반감을 산 것도 분리 배출·재활용 등 환경 개선에 대한 경각심을 떨어뜨리는 이유로 작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24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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