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전은 김광석·황정민 키워낸 ‘문화 사관학교’
‘배움의 밭’ 의미, 1991년 설립
배우·연주자 등 780명 거쳐가
‘배움의 밭.’
1991년 3월 15일 김민기가 설립한 소극장 ‘학전(學田)’의 이름 뜻이다.
“문화예술계 인재를 촘촘하게 키워내는 못자리”를 바랐던 그의 초심은 지난 33년간 다양한 분야의 인재 추수로 이어졌다.
학전이 기획·제작한 359개 작품으로 배출된 배우, 연주자, 스태프만 780명. 설경구, 황정민, 김윤석, 조승우, 이정은, 장현성 등 굵직한 이름들이 탄생했다.
대중음악계에도 학전에 뿌리를 박고 자란 모들이 많다.
1991~1995년 학전에서 1000회 라이브 공연으로 이름을 알린 고(故) 김광석을 비롯해 들국화, 안치환, 이소라, 장필순, 윤도현, 성시경, 유리상자, 장기하 등이 학전에서 노래했다.
1990년대 말 댄스 음악 인기의 공습으로 통기타 라이브 공연들이 수익에 어려움을 겪을 땐 학전이 숨통을 틔워주는 대피소 역할을 하기도 했다.
1994년 학전이 초연한 ‘지하철 1호선’은 ‘아침이슬’ ‘상록수’의 가수 대신 ‘학전 대표’로 불리길 원했던 김민기의 첫 뮤지컬 연출작이다.
그가 독일 뮤지컬 ‘Line1′을 한국어로 직접 번안한 극 속에는 베를린 대신 IMF 시절 서울의 풍속화가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4000여 회 공연 동안 73만명 관객이 들었고, “원작을 뛰어넘는 각색”이라며 1000회 차부턴 저작권료를 면제받을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우리는 친구다’(2004) ‘고추장 떡볶이’(2008) 등 어린이 공연들은 ‘김민기의 학전’이 추구한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준 무대다.
2011년 20주년 당시 어린이 공연은 이미 회당 4000만~5000만원의 적자가 나고 있었다.
지하철 1호선으로 모아둔 자금을 다 쓰고도 운영난이 이어졌지만, 김민기는 “미련하지만 이게 학전이 문 닫을 때까지 내가 할 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 아이들이 너무 바빠요. ‘교육 횡포’로 학원 가느라 극장에 올 수가 없어요. 그래도 아동·청소년의 현실을 담은 공연은 필요하잖아요.”(24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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