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 시각) 기사에서 한국의 ‘청혼 허례허식’에 대해 보도했다.
1면과 11면에 걸친 200자 원고지 24장짜리 서울발 기사에서 ‘결혼식 전 값비싼 장애물: 화려한 4500달러(약 570만원)짜리 프러포즈’란 제목을 달았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은 결혼 전 화려한 호텔 스위트룸에서 명품 브랜드 핸드백과 함께 프러포즈하기를 선호한다”고 썼다.
WSJ는 “큰 부담(burden)” “돈을 모아 프러포즈할 것”이라는 남성과 “모든 여성의 꿈” “나도 남자친구에게 고가 시계를 선물했다”는 여성 등 우리나라 미혼 남녀들의 인터뷰를 각각 실었다.
<1면 하단에 한국 청혼 문화에 대한 기사를 실은 WSJ>
서양에도 값비싼 청혼이 있을 텐데, 마침 경제적 부담으로 혼인을 기피하는 한국 청년들의 현상을 꼬집은 셈이다.
WSJ는 이런 ‘호텔 청혼’이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유행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여행을 떠날 수도 없고 감염 우려로 사람이 많은 장소를 피하려다 보니 호텔로 몰렸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명품 선호’도 값비싼 청혼 유행에 한몫했다고 WSJ는 짚었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 ‘호텔 프러포즈’ 관련 한국 게시물은 4만2000여 건이고, 올라온 사진에는 대부분 명품 보석과 핸드백이 놓여 있다”고 했다.
“전 세계에서 1인당 명품 지출이 한국보다 많은 나라는 없다”는 지난 1월 모건스탠리 보고서 내용도 소개했다.
WSJ는 이를 두고 “사치(luxury)”라며 “연인들을 압박(pressure)하는 이런 문화는 한국의 저출산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은 19만1690건으로 2019년부터 4년 연속 역대 최저치를 고쳐 쓰고 있다.
작년 합계 출산율은 0.7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꼴찌다.
기사는 한국과 서양의 서로 다른 결혼 문화도 소개했다.
서구에서는 먼저 청혼하고 연인의 승낙을 받고 나서 본격적으로 결혼을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WSJ는 “반면 한국에서는 연인 대부분이 먼저 부모님 허락을 받고, 결혼 날짜를 정하고 결혼 반지를 산 다음 ‘공식적 프러포즈’를 하기 때문에 (서양에 비해) 독창성을 덜 중요하게 여긴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선 프러포즈가 독창적이기 쉽지 않은 탓에 고가 호텔 청혼 트렌드를 따르는 것을 오히려 무난하게 여기곤 한다는 것이다.(23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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