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파탐 발암물질 논란… 알로에 베라·전자파 수준 등급


WHO 결정 앞두고 소비자들 혼란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를 사용해 칼로리를 낮춘 ‘제로’ 식품의 인기가 상승 중인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대표적인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 물질로 분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혼란이 일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관계자 2명을 인용해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아스파탐을 ‘사람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는(그룹 2B)’ 물질로 분류할 것”이라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아스파탐의 발암 물질 분류 여부는 오는 14일 최종적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막걸리(사진 왼쪽), 제로칼로리 음료(오른쪽) 등에 널리 사용되는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아스파탐을 인체에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둘러싸고 ‘소량은 괜찮다’는 의견과 ‘발암 물질은 아예 섭취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아스파탐에 대해 5가지 질문을 정리했다.


Q1. 아스파탐이란?

-아스파탐은 흰색, 무취의 인공감미료다. 
1965년 미국 화학자 제임스 슐레터가 발견한 이후 1974년 미국, 1983년 일본, 1985년 한국에서 식품첨가물로 지정됐다. 
200여 국에서 식품첨가물로 사용하고 있다. 
설탕보다 200배 달아 소량으로도 충분히 단맛을 낼 수 있고 당분이 없어 ‘무설탕’ ‘다이어트’ 식품 및 음료에 사용된다. 
전 세계적으로 6000개 넘는 제품에 아스파탐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Q2. IARC는 왜 아스파탐 유해성을 조사하나.

IARC는 명확한 이유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프랑스 소르본파리노르대 연구팀이 아스파탐 등의 인공감미료가 암 발생 위험을 약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성인 10만2865명의 식단, 생활 방식, 건강 정보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개인의 인공감미료 소비량과 암 검진 정보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아스파탐을 많이 섭취하는 연구 참가자가 그렇지 않은 참가자보다 암 위험이 1.15배 높게 나타났다.


이탈리아 라마치니 연구소는 지난 2006년 쥐를 이용한 연구를 통해 아스파탐을 일일 허용치보다 적게 복용해도 백혈병과 림프종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프랑스 연구에서는 아스파탐이 발암 위험성을 높인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못했으며, 이탈리아 연구는 방법론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스파탐은 체내에서 소화 과정을 거치며 페닐알라닌, 아스파트산, 소량의 메탄올로 분해된다. 
모두 체내에 축적되지 않지만 이 중 메탄올이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발암 물질로 바뀔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해신 KAIST 교수는 “메탄올은 강력한 발암 물질이라 WHO가 검토에 나선 것일 수 있다”고 했다.

 

 




Q3. 2B 그룹은 얼마나 위험한가.

IARC는 인체 발암 위험이 있는 물질을 4가지로 분류한다. 
그룹 1 ‘인체 발암 확인 물질’, 그룹 2A ‘인체 발암 추정 물질’, 그룹 2B ‘인체 발암 가능 물질’, 그룹 3 ‘분류할 수 없음’이다. 
그룹 1에 속해 있다고 발암 위험성이 더 높거나 그룹 3에 속해 있다고 발암 위험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발암성 여부가 다양한 인체·동물실험으로 증명된 경우가 그룹 1, 사례가 적으면 그룹 2A, 동물실험에서 일부 발암성이 확인되면 그룹 2B가 된다. 
IARC는 직접 실험을 하지는 않고, 과거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전문가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 
이번에는 아스파탐과 관련한 7000건의 연구와 전문가 자료 1300건이 검토 대상이다.


2B군에는 열대식물 알로에 베라, 채소 절임, 내연기관 배출 연기뿐만 아니라 휴대용 전자기기 전자파도 속해 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이 분류는 소비자가 조심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전문가와 정부기관이 향후 연구나 정책 방향을 수립할 때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2B군에 속한 성분에 노출됐다고 공포에 떨 필요가 없다”고 했다. 
아스파탐이 그룹 2B로 지정된다고 해서 아스파탐 사용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섭취 허용량이 바뀔 가능성은 있다.


Q4. 섭취 허용량이란 무엇인가?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식품첨가물로 승인한 인공감미료는 총 6종이다. 
아스파탐과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 네오탐, 어드밴탐, 사카린이다. 
인공감미료는 일반 설탕보다 200~2만 배까지 더 단 맛을 낸다. 
FDA는 안전성 평가를 통해 감미료 각각에 대해 일일 섭취 허용량(ADI)을 정해뒀다. 
ADI는 사람이 일생 동안 매일 섭취해도 안전한 수준의 양이다. 
이태호 부산대 미생물학과 명예교수는 “발암 등 유해 물질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들어 있는지가 문제”라며 “그래서 모든 식품 감미료에 허용치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섭취 허용량을 초과했다고 해서 곧바로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장기간 허용량을 초과하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뜻이다.


Q5. 인공감미료가 설탕보다 해롭다?

인공감미료는 화학적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에서 수확하는 설탕보다 몸에 좋지 않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있었다. 
전문가들은 인공감미료와 암의 연관성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반면 설탕의 문제는 명백하다는 입장이다. 
설탕을 과다 섭취하면 혈당이 오르며 비만, 당뇨 등 만성질환을 일으킨다. 
이해신 KAIST 교수는 “규명되지 않은 독성 문제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아직까지 설탕보다는 인공감미료가 건강에 더 낫다”고 말했다.(2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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