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통수 조심해라”... 사람 공격하는 물까치, 서울대 출몰
서울대 대학원생 정모(27)씨는 지난달 21일 오전 주차장에서 연구실로 향하다 뒤통수를 맞았다.
누군가 때렸다고 생각하고 주위를 둘러봤는데 아무도 없었고, ‘물까치’ 한 마리가 나무에 앉아 자신을 응시하고 있었다고 한다.
정씨는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다른 학생이나 교수들도 많이 공격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며칠 뒤 주차장으로 가는 길이 테이프로 막혀 폐쇄돼 있었다”고 했다.
물까치의 공격이 계속되자 서식지인 주차장과 인문대 사이 샛길을 대학 측이 막아버린 것이다.
서울대는 최근 물까치의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한 인문대 교수는 “인문대 교수 중 2명이 물까치에게 다친 것으로 안다”며 “한 교수는 대학원생과 같이 가다가 물까치에게 공격당해 넘어져 손가락이 부러졌고, 다른 교수는 머리를 공격당해 피가 났다”고 했다.
이렇다 보니 인문대는 학장 명의로 물까치 출몰 지역에 ‘물까치가 공격할 수 있으니 주차타워 이용자는 우회하십시오’라는 안내판도 세웠다.
인문대는 “물까치가 번식기 사람을 침입자로 오해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필요 시 우산을 사용하라”고 우산함을 두기도 했다.
물까치는 한국의 대표적인 텃새 중 하나로, 까치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날개와 꼬리가 청회색인 게 특징이다.
지능이 높고 가족애가 강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번식기인 5~7월 둥지 근처로 사람이 지나가면 침입자로 인식해 공격하는 것이다.
그동안 물까치로 인한 피해는 과수원에서 배·사과를 쪼아 먹는 정도였는데, 도심으로 서식 범위가 넓어지면서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까치와 달리 유해 조수(해로운 야생동물)로 지정돼 있지 않아 퇴치 대상도 아니다.
물까치는 관악산에서는 2005년 인근부터 관찰됐고, 2017년 안팎부터 서울대 관악캠퍼스에 둥지를 틀고 서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풀이 많은 인문대와 음·미대에 주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창용 서울대 농림생물자원학부 교수는 “서울 도심에 녹지 공간이 형성되면서 물까치들이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며 “새끼를 지키기 위한 본능적인 행동인 만큼 번식기에는 서식지를 피해서 가는 등 충돌을 피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2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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