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금천구에서 택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 A씨는 기사들의 ‘배달 업계 이직 행렬’에 타격을 입고 있다. 
A씨는 “최근 2년 새 배달을 하면 월 수입 400만원을 올릴 수 있다는 말에 젊은 택시 기사들이 배달 일을 하겠다고 줄줄이 떠났다”며 “지난 2년 새 택시 기사가 80명에서 35~36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중소·중견 제조 업계도 마찬가지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제조 현장에서 기술을 익히던 직원들이 배달을 뛰겠다며 사표를 내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 산업이 빠르게 팽창하면서 제조·서비스 등 다른 산업의 인력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기준 배달업 종사자 수는 23만7188명으로, 2019년 상반기(11만9626명)의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 기간 외출과 외식을 적게 하고 배달을 시켜 먹는 소비 문화가 확산하면서 배달 산업 전체 규모도 2019년 10조원 수준에서 2021년 25조원으로 폭증했다. 
배달의민족 같은 중개 플랫폼이 국내 37개, 배달 기사들을 관리·운영하는 배달 대행 업체가 51개, 지방의 배달 거점인 대리점은 전국적으로 7794개소에 달한다.

 

 




지난해 정부가 배달 기사 12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실제 배달 기사들은 월평균 약 25일을 일하고 수입 381만원을 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택시 기사의 월평균 수입이 169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다. 
배달 기사들은 보험료와 렌털비 등 각종 비용 지출을 감안하고도 월 순소득이 286만원인 것으로 조사됐고, 배달 건수가 많고 인구가 밀집한 서울의 경우엔 순소득이 314만원이었다.

 

 




하지만 젊은 인력들이 배달 업종으로 떠나다 보니 당장의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다 주요 산업에선 장기적인 숙련공 양성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표적으로 조선 중공업 산업의 경우, 전체 인력이 2014년 말 20만3441명에서 지난해 말 9만2687명으로 감소하면서 만성적인 인력난을 빚고 있다. 
또 선박 도장 인력은 20~30대 비율이 20%에 불과한 실정이다.(조선해양플랜트협회 조사) 
조선 부품 업체 한 대표는 “젊은 세대의 제조업 기피가 갈수록 심화하면서 제조 노하우 전수도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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