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코너] 못찾겠다, 영화 팸플릿


지난 23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의 한 영화관. 
매표소가 있는 8층 출입구에 놓인 종이 팸플릿 가판대 앞에서 대학생 이모(26)씨가 아쉬운듯 발길을 돌렸다. 이날 이씨는 영화 ‘비상선언’을 관람했는데, 가판대에는 같은 시기 상영 중이던 다른 영화 ‘헌트’와 ‘한산’ 팸플릿만 10여 장 비치돼 있었다. 
이씨는 “내가 본 영화를 기억하려고 중학생 때부터 팸플릿을 모으는데, 요즘에는 영화관에 팸플릿이 없어서 번번이 빈손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종이로 된 ‘영화 팸플릿’이 희귀해졌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나온다. 
예전에는 극장에서 영화가 시작하기 전 상영 중이거나 상영을 앞둔 영화 10여 편의 팸플릿을 구경하며 시간을 때우는 일이 흔했고, 이런 팸플릿을 수집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요즘에는 극장에 기껏해야 영화 2~3편의 팸플릿만 놓여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 생긴 것은 코로나 때 팸플릿을 집어가면서 감염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영화 배급사들이 이런 점 때문에 아예 팸플릿을 제작하지 않거나 주문량을 줄였다고 한다. 
또 코로나 시기 극장에 손님이 줄면서 팸플릿을 통한 홍보 효과가 떨어진 것도 종이 팸플릿을 찾아보기 힘들게 된 요인이 됐다.


팸플릿이 희귀해지면서 영화 팸플릿 수집가들은 멀리 떨어진 대형 극장으로 ‘원정’을 가기도 한다. 
7년 전부터 영화 팸플릿을 모아왔다는 대학생 엄모(22)씨는 “경기도에 사는데 집 근처 소규모 극장엔 팸플릿을 아예 찾을 수 없어서 1시간 안팎 걸리는 용산이나 강남의 대형 영화관까지 가서 팸플릿을 가져온다”고 했다. 
온라인 중고 사이트나 소셜미디어에서 돈을 주고 팸플릿을 구매하는 이들도 있다. 
코로나 이전 장당 300~500원 선에서 거래되던 영화 팸플릿은 최근 1장당 최대 2000원까지 오른 경우도 생겼다.(22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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