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클래식 왜 강한가 ?
한국은 왜 국제 콩쿠르에서 유독 강한가.
콩쿠르 낭보(朗報)가 날아올 적마다 자주 접하는 질문이다. 비단 국내에서만 들을 수 있는 질문은 아니다.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현장 중계를 25년째 맡아온 티에리 로로 감독은 아예 이 주제로 두 편의 다큐멘터리를 연출하기도 했다.
지난해 방한 당시 그는 본지 인터뷰에서 “한국 연주자들이 산사태처럼 몰려오는 건 세계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독특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당시 그는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과 체계적인 영재 교육 시스템, 부모들의 헌신적 지원 등 세 가지 요소를 꼽았다.
로로는 “철저하게 개인 역량에 맡기는 유럽과는 달리, 한국은 음악을 전공하는 아이의 성공을 위해 온 가족이 매달리는 ‘패밀리 프로젝트’에 가깝다”면서 “가족들의 희생이야말로 유럽에선 찾기 어려운 한국적 풍경”이라고 했다.
경제 성장과 가족주의의 결합은 2차 대전 이후 한중일(韓中日) 등 동아시아에서 시차를 두고 공통적으로 일어난 현상.
거기에 한국은 엘리트 음악 교육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음악 신동의 재능을 조기 발굴하고, 금호영재콘서트 같은 무대를 통해서 이들의 기량을 꾸준하게 소개하고 점검하는 방식이다.
최근 세계 유수의 명문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노·바이올린·첼로 등 젊은 연주자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올해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임윤찬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2015년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서 데뷔했다.
2020년 중학교 과정인 예원학교를 졸업한 뒤 이듬해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해서 피아니스트 손민수 교수를 사사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은 “실전 경험이 없는 교육은 그만큼 현장과 유리되기도 쉬운데, 한국 음악계는 이론과 실기라는 양 분야의 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 뒤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나 국공립 교향악단 연주회 등을 통해서 독주자나 협연자로 데뷔하는 과정을 거친다.
지난해 임윤찬과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을 협연했던 지휘자 최수열(부산시향 예술감독)은 “윤찬이가 당시 이 협주곡을 실제 무대에서는 처음 선보였는데도, 결코 긴장하거나 흔들리는 법 없이 연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2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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