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황홀
               김경성

 
 
 


 
어떤 나무는 
절구통이 되고 
또 다른 나무는 절구공이가 되어
몸을 짓찧으면서 평생을 살아간다
  
 
몸을 내어주는 밑동이나
몸을 두드리는 우듬지나
제 속의 울림을 듣는 것은 똑같다
  

몸이 갈라지도록, 제속이 더 깊게 파이도록
서로의 몸속을 아프게 드나들 때
따뜻한 황홀이다
 
 
뒤섞인 물결무늬 절구통 가득히 넘실대며
절구공이 타고 
흐른다 

 

 

 


 

'(詩)읊어 보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3056]들국 / 김용택  (0) 2021.09.24
[3055]모르는 척,아프다 / 길상호  (0) 2021.09.16
[3053]환한 아침 / 이태수  (0) 2021.09.06
[3052]산책 / 홍해리  (0) 2021.08.30
[3051]부끄러운 세상 / 최홍윤  (0) 2021.08.2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