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지리산 백무동에서 출발하여 천왕봉 정상을 왕복하는 등산(15km)행렬에 참석하여 생애 처음으로 좌절감을 맞보고 돌아와 여러가지 회한을 풀어버리고져 한줄을 올립니다.
요즘 코로나시대에 즈음하여 많은 산악회가 집합금지 명령으로 중단사태에 있는데 모처럼 지리산 등반 공지가 떠서 반가운 마음에 덜컥 신청하였습니다.
사실 거의 홀로 산행을 하게 되는데 마음의 부담을 덜어줄 지원군을 얻은 탓으로 몇년전부터 알던 체육관의 동료들이 나를 부추켜서 단체동행을 비가오더라도 감행하자고 하여 없던 용기를 복돋아 주었다고나 할까....
사실 오락가락한 날씨 탓에 베낭에 우의도 장착하고 여벌 옷도 넣어서 마음 굳게 먹고 새벽길을 친구와 나서니 기분은 둥싱둥실 젊은이마냥 하늘로 날을것 같더군요.
다행히 입산하는 초입부터 날씨는 쾌청하여 발걸음은 가벼웠습니다.
이 코스는 이번이 저의 기억으로는 세번째가 되는데 네명의 산행꾼이 사진찍고 담소하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돌바위 투성이길(내려올 때 확실히 기억 남)을 몇십번 쉬다가다를 되풀이하여 아침 10시 20분경에 시작하여 장터목 산장에 도착하니 2시30분경이 되었더군요.
늦은 점심을 먹고 6시까지 도착하라는 지시사항을 염두에 두고 천왕봉을 향해 발을 내디뎠는데 입구 돌계단에서 다리가 쥐가 나기 시작하더군요.
그것도 양다리에..... 이전 산행에서도 종종 쥐가 날 때도 있었습니다.그래도 한번 주무려주면 풀렸는데~
근데 너무 힘을 쓴건지 꼼짝을 못하겠더군요.
바위에 척 걸터앉아 십여분 혈을 풀려고 애썼으나 후배가 준 아스피린 두알을 삼키고 일행 먼저 보내고 회복되면 뒤따라가겠다고 독려했습니다.
안그러면 이 친구들도 귀가시간대에 맞추지 못할거 같더군요.
그날 제석봉.동천문.천왕봉의 산행길은 전의 길과 다르게 바람이 세었고 짙은 운무가 끼어 아주 힘들었다고하니 아마 저가 갔으면 제대로 몸을 건사하지 못하지 않았을가 싶네요.
한해한해,한달두달,하루하루가 이렇게 다르게 지나가는군요. 저가 어리석은 마음이 아주 많은가 봅니다.
거기 길가에 주저앉아 내려다본 장터목산장이랑 주변경관이 이젠 마지막으로 내가보는 풍경이 아닌가하는 그런 생각이 듭디다.
다리는 풀리지 않고 길가에 퍼져있으니 오르내리는 객이 걱정스레 물으니 민망하여 기어내려와 산장취사장에서 바람도 피할겸 다리도 주물려서 하행길에 실수는 안해야지 하고 한참 용을 썼습니다.
마지막 산행대장도 후미팀을 이끌고 내려왔는데 우리팀은 소식이 없어 걱정반 우려반이 되었습니다.
4시15분 경에 장터목에서 해후하여 올라오는데 4시간 가까이 걸린 등산길을 2시간이 체 안되는 시간내에 하산해야 할 입장이다보니 이산악회에 처음 얼굴내민 친구들이 얼마나 날 어렵개 생각할가 염려도 되고 지체할 우리 일행을 기다릴 다른 회원들에게 면목도 없을거 같은 심정도 앞서더군요
저가 원래 오르막은 젬매이(?)에 기깝습니다만 내리막은 한가닥하는데요.일행들은 저가 잘 내려갈지 걱정하더군요.
조상님이 도와주셨는지 쉬지않고 내려오다보니 후미팀과 조우하여 다행히 욕도 안 얻어먹고 무사히 귀가하여 이렇게 천왕봉산행 실패기를 적습니다.
다시 도전한다는 건 아마 불가능하지않겠나하는 생각입니다만 그건 나도, 너도, 하늘도 잘 모를거같습니다.
내가 만에하나 천왕봉을 다시 간다면 백무동길은 아픈 기억때문에 진짜로 못 오를거 같고 중산리길을 꿈에서 한번 그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그길은 저가 한번도 올라온 적이 없어서 혹시나 해서 하는 말입니다.
아마 제 생에 성삼재로해서 노고단이라던지 반야봉(여기도 안 가본거 같습니다) 같은 곳이면 모를까, 언강생심 생각치도 말아야 될거 같습니다.
산행 고수님들 저가 무리하여 움직이다보니 마음이 이렇게 허해졌습니다.
아직 덜 배우고 더 배워야 되는 걸 너무 자만핸가 봅니다.오늘도 좀더 깨우치도록 노력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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