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에 갇힌 '파도'
안 쏟아지는 거 맞지?
코엑스 아티움 건물에 설치된 농구장 4배 크기의 영상 작품
미국 CNN 등 해외서도 화제
"저 물 안 쏟아지나요?"
지금 서울 삼성동 케이팝 광장에 가면, 파도가 휘몰아치는 거대한 투명 어항 혹은 물탱크가 하나 보일 것이다.
행인들이 발길을 멈추고 카메라를 꺼내 든다.
코엑스 아티움 건물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 거기서 상영 중인 미디어아트 'Wave' 때문이다.
농구장 4배 크기 전광판에서 매시 정각과 30분마다 약 1분간의 8K 초고해상도 '물쇼'가 펼쳐지는데, 파도를 유리통 안에 가두는 연출을 통해 도심과의 접점을 최대화했다.
지난달 설치돼 최근 유튜브 등으로 퍼져 나가며 소셜미디어가 들끓었고, 미국 CNN 등 해외 언론도 앞다퉈 보도했다.
전광판에 적힌 'Public Media Art'라는 설명문 탓에 공공미술로 오해받지만, 일종의 상품이자 광고다.
디지털 기반 디자인 기업 디스트릭트(d'strict)가 제작한 것으로, 전광판이나 유휴 공간을 이 같은 연출 장소로 활용하고자 하는 사업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전략이다.
이성호 대표는 "사업적 목적과 동시에 시민들의 스트레스를 날려줄 콘텐츠를 고민한 결과"라고 말했다.
거금 들인 공공미술 작품이 흉물처럼 방치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보니, 웬만한 공공미술보다 낫다는 호평이 잇따른다.
코로나 사태 탓에 "자가 격리된 바다 같다"는 이색 평가도 나왔다.
얼핏 입방체 같지만 전광판은 'ㄴ'자 평면이다.
그래서 아나몰픽 일루전(anamorphic illusion) 기술을 통해 입체처럼 보이는 착시를 유도했다.
최유진 본부장은 "특정 각도에서 봐야만 효과가 발휘되는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려 전광판 천장을 막는 등의 공을 들였다"고 했다.
당초 1개월만 공개하려 했으나 반응이 뜨거워 다음 달 상영도 논의 중이다.
이 대표는 "최근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 사업자에게서도 관심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고래가 화면을 유영하는 'Whale' 등 후속작도 제작 중이다.(2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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