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껜 마포 하늘공원 걷기대회에 참석했고 오늘은 일요일이라 당연히 청계산 오름에 동참을 해야되는데
마침 광휘회장님께서 같이 등반하겠다고 언질이 있어 청계산역에서 만나
영길이와 세명이 정토사뒷길 깔딱고개부터 힘을 좀 썻습니다.
광휘회장님의 말씀인즉 자신의 체력으로는 매번 매봉까지 등반은 무리이지만
올해들어와 회장님으로 추대되고 난뒤에는 최소한 한달에 한번은 쓰러지는한이 있더라도
꼭 매봉등반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더군요.
사실 전 계산을 안하고 있습니다만 한달에 네번있는 일요일 중에서 일진이 좋은 날을 택해
(집사람을 멀리할 정도는 아니것으로 알고 있고요) 한번은 필히 매봉등반을 산행계획으로 잡은 모양입디다.
여러분 알다시피 우리동기중 한다면 필히 하는 드문 몇명중의 한분이지요.
두 함양출신분을 따르면서 경남 함양의 옛이야기부텀 끝없이 이어지는 추억담이
힘든줄 모르게 중반까지 계속되니 걷는 본인도 못 느꼈는지 "어 별로 힘들지 않는"거 같다고 하더군요.
정기태박사를 중간쯤에서 만나고 바람고개에서 윤덕룡샌님을 만날 때꺼정
무슨 이야기가 그렇게 재미나게 하는지 어두운 저의 귀에는 잘 들리지 않지만 소설한권을 읽는
정도의 새로운 사실도 많이 듣게 되었습니다.
저가 개인적으로 볼때 몇몇 친구는 기억력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오묘한 능력의 소유자로 알고 있는데
우리동창들의 족보,이력을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꿰어차고 있더군요.
짧은 과학지식으로 입니다.
『램(RAM)은 전원이 끊어지면 기억되어있는 데이터들이 소멸되기 때문에 휘발성 메모리(Volatile Memory)라 표현합니다.
롬(ROM)은 전원이 끊어져도 기록된 데이터들이 소멸되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Non-Volatile Memory)입니다.』
전 들은 얘기도 좀 기억했다가 곧 잊어버리는데 이 두분은(또 박모씨라고 한분 있슴) 전원이 꺼져도
기억장치가 쌩쌩 돌아가는 ROM형태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디다.
오늘 특별히 더 실감나게 확인하다보니 약간 소름이 끼칠 정도인데 이분들 앞에서는 좋은 일만 벌어져야지
혹시나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다면 제명에 못 견딜것 같은 기분입디다..
나름대로 신체구조에서 기억력 하나는 똑 뿌러지니 내가 플로피디스켓이면
저분들은 대용량저장장치가 뇌속에 쳐박혀(???) 있는게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들더군요.
헌데 난 나나름대로 위로를 합니다.
이런 좋은 친구들 옆에 같이 있으니 내가 부족해도 이 세상 살아갈만하지 않느냐구요.
예전에 우리 선배님 대통령은 그런 말씀 하셨다고 합디다.
"머리는 빌리도 되고 돈도 빌릴 수 있지만 건강은 빌릴수 없다고요"
어저께 월드컵공원에서도 젊은부부들이 애기대신 애완견을 동반하여 산책을 많이 하고 있는 걸
목격했습니다만 이젠 산에까지도 사람대신 동물을 데리고 오네요.
우리 부모세대는 몇형제들은 출산했고 우리세대는 그래도 두서너명은 낳았는데
우리 후손은 사람보다 잘난 동물들을 모시고 다니는 씁쓸한 세상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청계산도 오르면서 아 이제는 우리가 떠나는 시절에 다다르고 있다는 느낌을 점점 피부에 느끼고 있습니다.
내일모래 일기예보에 비가 좀 내린다고는 어느 누가 얘기했지만
상추와 고추들이 땡볕에 좀 힘든거 같아보여 밥상을 물리고 물좀 주고 가자는 회장님의 말씀에
전부다 손에 물좀 묻쳤습니다.
비가 그다음다음날 와도 괜찮을 정도의 양을 주었드니만 우리텃밭밑의 농사짓는 후배가
갑자기 물줄기가 약해져서 항의(?)차 내방하여 선배님들 노고에 인사만 하고 갔습니다.
물도 나눠먹고 살아야 될 만큼 각박한 세상이 안되도록 회장님은 기우제 준비를 해야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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