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왕국’으로 알려진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국립공원 등 열대 아프리카에는

얼룩말부터 사자, 하마, 코끼리까지 대형 포유류가 구색을 갖춰 다양하게 산다.

아프리카를 벗어나 이런 다양성을 보이는 곳은 없다.
그곳의 기후와 환경이 특별한 것일까.


사람에 의한 서식지 파괴와 사냥 등이 없었다면 대형 포유류의 낙원은

아프리카가 아니라 아메리카였을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프리카는 인간의 영향을 덜 받는 세계 최대의 피난처이며,

세계 곳곳의 산악지대도 그런 구실을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쇠렌 파우르뷔 덴마크 오르후스대 박사과정생 등 연구자들은 과학저널 <다양성 및 분포>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인류가 지구의 생물다양성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13만년 동안

출현한 모든 포유류가 인간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분포지역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조사했다.

 

 

 

<인간이 없었다면 대형 포유류(45kg 이상)가 살았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도.
붉은색일수록 다양성이 높아진다. 그림 쇠렌 파우르뷔 제공>

 

 

종마다 생태학과 생물지리학을 기초 분석한 결과를 세계지도에 표시했더니(그림)

놀랍게도 사람이 없었다면 포유류 종이 가장 다양했을 곳은 아메리카대륙이었다.
로키산 남부, 멕시코, 아르헨티나 북부가 최고의 다양성을 나타냈다.
미국과 유라시아 대부분은 열대 아프리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연구책임자인 파우르뷔는 “아프리카에 대형 포유류가 다양한 까닭은 자연적인 이유가 아니라

오히려 인간활동이 대형 동물을 쓸어버리지 못한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아프리카의 기후와 환경이 포유류가 살기에 적합했다기보다 오랜 기간 동안 인간과 함께 진화하면서 인류에 적응했고 또 토착 질병이 인류의 확산을 막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산악지역은 다양한 환경과 고립으로 새로운 포유류가 진화한 곳이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 산악은 그런 진화의 요람일 뿐 아니라 인간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피난처 구실을 했음이 드러났다.
유럽 불곰은 애초 저지대에 주로 서식하지만 현재 사람이 없는 고산지대에만 분포하는 것은 그런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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