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조 루트’ 41년 만에 명품 산책길로
북한산 우이령길 올 여름 개방
1·21사태 후 출입 통제
4 ∼ 6m 폭 비포장 흙길 소나무·잣나무 우거져
논쟁중인 댓글
19일 10여m의 리기다소나무와 잣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룬 북한산국립공원 안 우이령길을 따라 자전거동호회 회원 두 명이 자전거를 타고 시범 주행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 |
초소 뒤로는 북한산과 도봉산의 울창한 산림지대가 펼쳐졌다. 잣나무·리기다소나무·소나무 등 침엽수림이 10여m 높이로 우거져 초봄인데도 산림은 녹색빛이었다. 신갈나무·밤나무·아카시아·단풍나무 같은 활엽수도 종류를 세기 어려울 정도로 군락을 이룬 채 길 옆에 늘어서 있었다.
숲 사이로는 4∼6m 폭의 비포장 흙길이 이어졌다. 경사는 완만해 산행보다 산책이 어울릴 정도로 걷기에 편안했다. 길 옆 도봉산 기슭에는 맑은 계곡물이 흘러 한 폭의 동양화를 감상하는 느낌이었다.
동행한 양주시 성문제 시정팀장은 “서울 우이동과 연결된 이 길은 수백 년간 서울과 경기 북부 주민들이 오솔길로 이용하다가 한국전쟁 후 미군 공병대가 작전도로로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양주시가 67년 10월 도로변에 석축을 쌓고 정식 도로로 개통했지만 불과 3개월 후 1·21사태가 나면서 군부대와 경찰이 양측 입구에 주둔해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해 왔다”고 덧붙였다.
길 중간쯤에 이르자 계곡변으로 학교 운동장 크기만 한 군부대 유격훈련장이 조성돼 있었다. 이곳부터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됐다. 직선에 가까웠던 길도 구불구불하게 나 있었다.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곳에는 도봉산의 비경이 버티고 있었다. 다섯 개의 바위 봉우리가 나란히 서 위용을 자랑하는 도봉산의 명물 ‘오봉’이 한눈에 들어왔다.
6.8㎞의 우이령길 중 출입이 통제돼 온 4.46㎞ 비포장 흙길이 올여름 탐방로로 개방된다.
환경부 김낙빈 자연자원과장은 “5~6월에 탐방로 정비공사를 마친 뒤 6~7월에 개방할 예정”이라며
“차량·자전거 통행을 막고, 시간에 따라 출입 통제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립공원 내에는 자전거 탐방로가 전혀 없고, 우이령에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사람이 걸어 다니는 사이로 자전거가 다니면 안전사고 위험이 큰 데다 생태계의 훼손도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이령=전익진 기자
◆1·21 사태와 김신조 루트=휴전선을 통해 남한으로 침투한 김신조 등 북한 124군 부대 소속 특수부대원 31명은 1968년 1월 21일 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에 도착했다.
기관단총과 수류탄으로 중무장한 김신조 일당은 서울로 가는 최단 코스로 우이령길을 택했다.
서울 우이동 잠입에 성공한 일당은 청와대로 가기 위해 세검정 고개 자하문을 지나다 경찰에 발각됐다.
치열한 교전 끝에 대부분은 사살됐고, 김신조만 생포됐다.
김신조는 체포된 뒤 “박정희의 모가지를 따러 왔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계획을 털어놓았다. 사건 직후 정부는 김신조의 침투 루트가 된 우이령길을 폐쇄하고, 청와대 주변의 북악산과 인왕산도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1·21 사태 직후 정부는 한강 하류와 동해안에 철책을 설치해 대북 경계를 강화하고
같은 해 4월 북한의 비정규전에 대비하기 위해 향토예비군을 출범시켰다.
북악산과 인왕산은 최근 출입 통제가 해제됐다.
양주시는 우이령 지하에 터널을 뚫어 우이동과 연결하는 도로 개통을 추진 중이다.
이에 서울 강북구와 환경단체,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환경 파괴와 교통 문제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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