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분단의 아픔 서린 경기 제일봉

화악산 일대에서는 촛대봉(燭臺峰·1167m)이 유명하다.

촛대봉은 화악산 동남쪽 홍적고개로 이어지는 줄기 위에 솟아있다.

정상 부분이 봉우리 세 개로 되어 있고 끝이 뾰족한 데서 유래하였으며 ‘촉대봉(燭臺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화악산 큰골 계곡


우뚝 솟은 거대한 20여m 너비의 바위는 다른 넓은 바위와 함께 하면서 더욱 우람한 모습이다.

바위에 있는 소나무 한 그루는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화악산이 북쪽에서 남쪽을 바라보며 딱 버티고 서있는 형상이라면, 촛대봉은 화악산 왼쪽 어깨에 해당하는 ‘옆지기’다.

몽덕산·가덕산·북배산을 지나 춘천의 삼악산까지 이어진 웅장한 능선의 첫머리에 있는 봉우리로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는 가히 장관이다.

촛대봉으로 향한다면 몽덕산의 홍적고개에서 오를 수 있고, 화악리 화악분교에서 출발할 수도 있다.

홍적고개에서 오른다면 왕복 5시간쯤 걸리고 화악분교에서 오른다면 왕복 4시간 정도 소요된다.

어느 쪽으로 오르든 산이 높고 험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겨울철에는 일찍 서둘러야 한다.

산행 시간이 길어 아이들이나 등산 초보자에게는 다소 무리일 수 있다.

이 밖에도 화악산에는 경치가 수려한 삼일계곡, 용담계곡, 법장사 등이 있다.

또 조선 현종때의 성리학자인 곡운 김수증이 벼슬을 그만두고 정사(精舍)를 지어 후학을 가르치며 은둔하던

화천 화음동 정사지(華陰洞精舍址)도 있다.


-산세 험해 초보자 힘들어…용담계곡·법장사 등 볼만-

화악산(해발 1468m)은 경기 가평군 북면과 강원 화천군 사내면 경계에 있다.

산세가 중후하고 험하며 산 중턱에는 잣나무 숲이 울창하다.

경기 지역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산행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산의 서·남쪽 사면에서 각각 발원하는 물은 화악천을 이루는데 이는 가평천의 주천(主川)이 되어 북한강으로 흘러든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나와 있는 ‘경기 5악’(화악산·운악산·송악산·관악산·감악산) 중에서도 으뜸가는 산으로 좌우로 뻗은 골과 능선이 웅장해 사시사철 산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현재 화악산은 38선이 정상을 가르고 있다.

6·25때 격전지로 비극적인 역사를 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정상은 군사시설이라 출입이 금지돼 오를 수 없다.

가까운 곳에서 정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서남쪽 1㎞거리에 있는 제2봉인 중봉(1468m)이 산 정상을 대신하고

있다.

중봉 정상에 서면 시야가 탁 트인다.

발아래 펼쳐지는 아름다움에 세상 시름이 날아가는 느낌이다.

가평천 계곡을 사이에 두고 명지산도 마주 보인다.

화악산 정상은 신선봉이라 한다. 동쪽의 매봉(1436m)과 서쪽의 중봉(1447m)을 합쳐 삼형제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화악산 정상을 가리켜 설봉(雪峰)이라고도 하는데, 봄날 중턱에는 울긋불긋 꽃이 피었음에도 정상은 하얗게 눈이 쌓여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사람의 접근이 쉽지 않고 위엄 있는 자태를 품고 있어 옛날부터 영산(靈山)으로 여겨져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곳이다.

지금도 많은 산악인들이 산신제를 지내고 있다.

화악산 서쪽으로는 석룡산과 도마치고개, 남서쪽으로는 촛대봉과 홍적고개로 이어진다.

이렇게 타고 내린 능선은 몽덕산(690m), 가덕산(858.1m), 북배산(867m)을 거쳐 계관산(735.7m), 보납산(329.5m)에 이르러

북한강에 잠기면서 긴 여정을 끝낸다.

화악산 남쪽으로는 애기봉(1055.5m)과 수덕산(794.2m)이 이어지다 북면 제령리에 이르러 끝이 난다.

화악산은 높은 만큼 오르는 길도 다양하다. 산행은 어느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왕복 5~7시간 정도 걸린다.

겨울 산행이라면 이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북면 적목리 석룡산에서 조무락골을 통해 오를 수도 있고 ‘약속의 섬’ 건너편에서 중봉을 향해 바로 오를 수도 있다.

화악리 버스종점 왕소나무에서 화악천을 건너 천도교 화악산수도원을 지나 중봉으로 오를 수 있고 제령리에서 수덕산과 애기봉을 거쳐

중봉으로 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길은 10㎞에 가까워 일찍 서둘러야만 하루 산행이 가능하다.

중봉을 지나 애기봉을 거쳐 수덕산까지 약 10㎞의 능선이 이어지는 코스가 산행에 이용되고 있다.

주능선에 오르면 춘천호를 굽어 볼 수 있어 산행을 더욱 즐겁게 한다.

중봉 정상에서는 남쪽으로는 애기봉과 수덕산, 남서쪽으로는 명지산을 볼 수도 있다.

화악산은 겨울 설경과 가을 단풍이 특히 아름다운 산이다.

겨울에는 눈이 많이 오고 잘 녹지 않기 때문에 월동장비가 필요하지만 힘들게 올라 바라보는 경치는 산에 오른 수고를 보상받기에 충분하다.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건 나무가 다양하고 숲이 우거져 있기 때문이다.

〈 가평 | 최인진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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