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결혼이 1년 전보다 30% 넘게 늘어나 7월 기준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인구 동향’에 따르면, 7월 시청이나 구청 등에 접수된 혼인신고 건수는 1만8811건으로 작년 7월보다 32.9% 불었다. 
1996년 1월(50.6%) 이후 28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7월만 놓고 보면 혼인 건수가 집계되기 시작한 1981년 이후 최대 폭이다.


저출생과 비혼(非婚)주의 확산으로 2012년부터 11년 연속 줄었던 혼인 건수는 코로나로 미룬 결혼을 뒤늦게 하는 ‘엔데믹(풍토병화) 결혼’ 열풍으로 지난해 1%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해도 4~5월 결혼이 전년 대비 20% 넘게 늘어나는 등 증가세를 이어오다 결혼 비수기인 7월에 이례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결혼식 장면>

 


혼인이 늘어난 것은 결혼하는 자녀에 대한 증여세 비과세 한도 확대와 지방자치단체의 결혼 장려금 지원 같은 정책 인센티브 덕분으로 분석된다. 
또 7월에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수도권 주요 지역의 아파트 특별 공급에 청약하려는 예비 부부들이 혼인신고를 앞당겨 한 것도 혼인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신혼부부에게 최대 500만원의 결혼 장려금을 지급하는 대전의 혼인 건수 증가율이 50.1%로 가장 높았고, 이어 충북(42.9%), 광주광역시(42.5%)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까지 8년 연속 감소했던 출생아 수도 올해 들어 증가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7월 출생아 수는 2만601명으로 작년 7월보다 7.9% 늘었다. 
7월 기준으로는 2007년 이후 17년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2022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초까지 이어진 엔데믹 결혼으로 가정을 꾸린 부부들이 본격적으로 아이를 낳기 시작한 가운데, 신생아 특별 공급 등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도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혼인신고를 접수하는 구청이나 시청 창구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오랜 비혼주의를 접고 전통적인 가정을 꾸리려는 20~30대 남녀가 늘어난 가운데 신혼부부 대상 전세 자금 대출 혜택 확대, 일부 지자체의 결혼 장려금 도입 같은 정책이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2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결혼은 올 들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결혼 성수기인 4월과 5월에 혼인 건수가 각각 1년 전보다 24.6%, 21.6% 늘어난 데 이어 비수기인 7월에도 증가율이 30%를 넘은 것이다. 
특히 7월 결혼 급증은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아파트 특별 공급 혜택과 관련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7월에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곳곳에서 진행된 아파트 신혼부부 특별 공급의 문을 두드리려고 혼인신고를 앞당겼다는 것이다. 
경기 화성시 ‘동탄역 롯데캐슬’은 지난 7월 29~30일 신혼부부 특별 공급 대상인 전용면적 65·84㎡ 아파트 2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실시했다. 
무순위 청약은 당초 분양 당시 당첨된 사람이 자금 사정이나 자격 미달 등 이유로 계약을 포기한 물량이다. 
84㎡형 기준으로 요즘 시세는 14억원이 넘는데 7년 전 분양 당시 시세인 4억7200만원에 내 집 마련에 성공할 수 있어 ‘로또 특공’이라고 불린다. 
약 1만명이 2가구를 따려고 몰려든 가운데, 일부는 자격을 갖추려고 실제 결혼식을 올리기에 앞서 혼인신고를 서둘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자체 관계자들은 전했다. 
신혼 부부 특별 공급을 받기 위한 자격은 무주택자로서 화성시에 주소를 둔 신혼부부다. 
화성시에 따르면, 동탄역 부근 신도시 출장소에 접수된 혼인신고 건수는 올해 7월 282건으로 작년의 2.1배로 늘었다. 
화성시 전체 혼인신고 건수도 491건으로 1년 전에 비해 66.4%로, 전국 평균 증가율의 두 배를 넘는다.

 

 




세종 산울마을 6·7단지도 이른바 ‘줍줍’이라고 불리는 무순위 청약이 7월에 진행돼, 2가구 청약에 1300명 이상이 몰렸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줍줍과 일반 신혼부부 특별 공급 등 인기 대장주 아파트 일정이 7월 들어 몰렸다”고 했다. 
7월에 진행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신혼부부 특별공급에도 37가구에 무려 1만1999명이 몰렸다.


시세 6억원대 49㎡ 전세 아파트를 3억원대에 들어갈 수 있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 임대주택 모집도 7월 말에 진행돼, 무주택 신혼부부들이 대거 몰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무자녀 가구를 대상으로 한 49㎡ 150가구 경쟁률이 80대1로 유자녀 가구를 대상으로 한 59㎡의 2배에 달했다”며 “막 결혼했거나 곧 결혼한 분들이 많이 몰린 것 같다”고 했다.


사실혼 상태로 함께 살던 남녀가 신혼부부 특별 공급이나 정부 차원의 혼인 세제 인센티브를 받으려 미뤘던 혼인신고를 마무리하는 경우도 느는 추세라고 일선 지자체 관계자들은 전했다. 
지난 7월 서울 송파구에 접수된 혼인신고 건수는 314건으로 1년 전보다 44%나 불었다. 
구청 관계자는 “정부의 신혼부부 특례 전세 자금 대출 요건이 완화되는 등 혜택이 늘어나는 점도 혼인신고가 증가하는 요인”이라고 했다. 
연 1~2%대 이율로 대출받을 수 있는 ‘버팀목 전세 자금 대출’의 신혼부부 연소득 요건은 내년부터 부부 합산 7500만에서 1억원으로 확대된다. 혜택을 받기 위해 연말까지 혼인 증가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구청 직원들은 전했다. 
동대문구청 관계자는 “사실혼 상태였다가 각종 혜택을 받기 위해 혼인신고에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봄·가을 등 전통적인 결혼 성수기 개념이 희미해진 것도 7월 결혼 건수 증가의 한 원인으로 보인다”고 했다.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는 점도 혼인 증가세가 이어지는 요인으로 꼽힌다. 
가사와 육아 문제를 남녀가 함께 책임진다는 인식이 늘어난 데다 육아휴직이 보편화되면서 “현실적인 조건을 고려해 제때 제 짝을 찾자”는 20대 후반, 30대 초반 남녀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결혼 정보 업체 가연 관계자는 “40살을 넘기기 전에 결혼하려는 남녀들의 주선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2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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