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기부금을 모으는 서울대발전재단이 최근 ‘서울대 학부모’임을 나타내는 차량 스티커를 홍보물로 발급하고 있다. 
고가 아파트나 백화점·면세점 VIP 스티커 같은 ‘과시용 상징’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2월부터 이번 달까지 2100명이 ‘서울대 자식 자랑 스티커’를 발부받은 것으로 14일 나타났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날 “자녀 학적 인증을 거쳐 무료로 학부모들에게 스티커를 발급하는데 반응이 매우 좋다”고 했다. 
서울대 로고와 함께 ‘프라우드 페어런트(Proud Parent·자랑스러운 부모)’ ‘아임 맘(I’m Mom)’ ‘아임 대드(I’m Dad)’라는 문구가 영어로 표기됐다. 
발급 비용은 무료다. 학부모 연락처 등 정보를 수집, 서울대 기부금 모금을 위한 판촉물이라고 서울대는 설명했다.

 

 

<서울대발전재단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2000부 이상 찍어낸 차량용 스티커. 
서울대 로고와 함께 ‘프라우드 패밀리’ ‘프라우드 페어런트’ ‘아임 맘’ ‘아임 대드’ 등 문구가 영어로 적혀 있다. 
서울대 학부모임을 나타내는 일종의 ‘자랑 스티커’다.>

 


서울대 안팎에선 “학벌주의에 편승한 천박한 구별 짓기 아니냐” 같은 지적이 나왔다. 
서울대 재학생 김모(24)씨는 “재학생 의견도 듣지 않고 만든 스티커”라며 “‘서울대생은 선민의식이 있다’는 식의 괜한 선입견만 고착시킬까 우려된다”고 했다. 
대학생 이모(23)씨도 “유명 대학이나 특목고·자사고 학생들이 입고 다니는 점퍼는 소속감 고취 차원에서 그럴 수 있다 쳐도, ‘우리 애 서울대 다녀’ 스티커는 좀 과한 것 아니냐”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 스티커를 발부받아 차량에 부착했다는 한 50대 전문의(서울 강남 거주)는 “자식 자랑이 불법도 아닌데 왜 난리인지 모르겠다”며 “백화점 명품관 스티커보다도 기분이 좋다”고 했다. 
역시 서울대 재학생 딸을 둔 윤모(55)씨는 “국회의원 배지, 대기업 사원증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상징”이라며 “부모가 자기만족을 하겠다는데 뭐가 문제인가”라고 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학부모들에게 ‘자녀 키워서 서울대 보내느라 고생하셨고, 또 감사하다’는 뜻이 담긴 기념품”이라며 “미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등 유명 대학에서도 이 같은 스티커를 만든다”고 했다. 
실제 유학파 학부모 사이에선 ‘우리도 미국처럼 이런 걸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 현지에서도 “학부모 인증 기념품은 과시 욕구가 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서울대는 “사업 중단 계획은 없다”고 했다.(2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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