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명품 기업 에르메스를 상대로 미국에서 ‘반독점’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에르메스는 최고 인기 라인인 ‘버킨백’을 소수 고객만을 상대로 판매하는 콧대 높은 전략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에르메스 측이 판매 과정에서 다른 제품들을 구매해야 버킨백을 살 수 있도록 소비자에게 사실상 강요했다는 것이 원고들의 주장이다. 
이는 버킨백이란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이용한 불공정 판매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송사에 휘말렸다는 자체가 에르메스의 영향력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에르메스는 이에 대해 곧바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대표 상품인 버킨백. 
영국 배우 제인 버킨에게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가방으로 잘 알려져 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19일 미 캘리포니아주 주민 2명은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에르메스가 버킨백을 살 수 있는 고객을 선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원고들은 에르메스 판매 직원들이 버킨백을 사려는 고객에게 신발, 스카프, 액세서리 등 다른 제품 구입을 조건으로 제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후 별도의 공간에서) 버킨백을 구매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되는 소비자에게만 버킨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버킨백은 온라인에서 구입할 수 없고, 에르메스 매장에도 드러나게 전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고인 티나 카발레리는 에르메스에서 수만 달러를 쓴 후 2022년 버킨백 구입을 문의했지만 그 제품은 “우리 기업을 꾸준히 지원해 온 고객에게 돌아간다”는 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다른 원고인 마크 글리노가도 버킨백을 구입하려고 여러 차례 시도할 때마다 매번 다른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들은 버킨백이 인기에 비해 공급이 매우 적고, 이로 인한 엄청난 수요가 에르메스에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제공하고 있다며 에르메스가 이를 이용해 자사의 다른 제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연계 판매’를 하는 것은 독점금지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집단소송이 받아들여질 경우 미국 내에서 버킨백을 구매했거나 구매를 시도했던 수많은 소비자들에게도 피해가 인정될 수 있다.


버킨백은 1984년 파리행 비행기에서 당시 에르메스 경영인이던 장 루이 뒤마가 옆자리에 앉은 영국 배우 제인 버킨의 말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버킨은 아기 용품이 많이 들어가는 좋은 가방이 없다며 불만을 제기했다고 한다. 
버킨백은 모델에 따라 1500만원대부터 최대 2억원대를 호가한다. 
구매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도 실제 제품을 받아보기까지 몇 년을 기다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런 희소성으로 버킨백은 대표적 부(富)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24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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