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5Q]아르헨 국민들 달러화 쓰나... 페소 없애려는 이유
아르헨티나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하비에르 밀레이 당선인의 다음 달 10일 취임을 앞두고, 경제학자 출신인 그가 내놓은 경제 관련 공약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자국 통화(페소)를 미국 달러로 대체하고 중앙은행을 폐지한다는 공약이 정책으로 실현될지 관심을 모은다. 그의 공약은 왜 나왔고, 이행할 수 있는지 5문답으로 풀었다.

<아르헨티나의 1000페소 화폐(가운데)가 미국 100달러 지폐 위에 놓여져 있다.>
Q1. 페소, 왜 없애려 하나.
지난달 아르헨티나 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32년 만에 최고치인 142.7%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수지도 적자로 전망된다.
밀레이는 살인적 인플레이션과 만성적 재정 적자의 원인은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페소화를 마구 찍어낸 결과라고 비판하며, 달러로 자국 통화를 대체하는 ‘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을 공약했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달러 발행에 아르헨티나가 개입할 방법은 없다.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는 가치 변동 폭이 작아 안정성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Q2. 중앙은행은 왜.
중앙은행의 핵심 임무는 통화량 조절, 기준금리 결정을 통해 물가 안정에 기여하는 것이다.
페소를 폐지하면 발권 기능이 필요없고 통화정책은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결정에 좌우된다.
예금자 보호를 위한 시중은행들의 지급 준비금 예치, 은행 간 결제 관리 등 등 물가 안정과 관계없는 부수적 기능은 행정부가 맡아도 된다.
Q3. 부작용은 없나.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돈을 풀고 금리를 낮추는 합당한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이조차도 여지가 없어진다.
통화 주권 측면에서 ‘미국의 51번째 주(州)’가 되는 셈이다.
또 미국 경제가 침체될 경우 그 충격을 직접 받는다는 단점이 있다.
밀레이는 이러한 부작용을 감수하더라도 향후 좌파 포퓰리스트 정권 등이 통화정책에 ‘나쁜 개입’을 할 여지를 잘라버리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Q4. 아르헨티나가 처음인가.
중남미 이웃국인 에콰도르가 2000년 자국 통화 ‘수크레’를 포기했고, 엘살바도르도 이듬해 ‘실바도란 콜론’을 달러로 대체했다.
물가는 안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나라는 중앙은행을 남겨두고 결제 관리 등 부수적 기능을 수행하도록 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청사>
Q5. 실현 가능성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먼저 의회 동의를 거쳐 중앙은행 설립을 의무화한 헌법 조항을 고쳐야 하는데, 밀레이가 속한 자유전진당은 의석수 기준 제3 정당에 불과하다.
밀레이 행정부가 극심한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을 뚫고 어렵사리 개헌에 성공할 수 있다고 해도, 문제는 돈이다. 국민의 페소를 새 법정화폐인 달러로 바꿔줘야 하는데, 달러가 바닥났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달 초 아르헨티나 외환보유액은 153억달러(약 19조8000억원) 적자다.
국제금융센터는 “(아르헨티나가) 달러를 도입할 여력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23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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