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3Q]러 하원은 왜 CTBT 비준을 철회했나 ?
18일(현지 시각) 러시아 하원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 철회안을 통과시켰다.
타스와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 하원은 이날 CTBT 비준 철회 법안을 2·3차 독회(讀會·법안을 세 번에 나눠 심의하는 것)에 부쳐 찬성 415표, 반대 0표로 가결했다.
비준 철회는 상원 심의와 대통령 서명만을 남겨두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뜻만 있다면 언제든 철회를 강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러시아는 1996년 CTBT에 서명하고 2000년 비준했다. 그러나 23년 만에 비준을 철회키로 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 시각)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국제 토론 클럽’ 회의에서 연설하는 모습.
그는 이날 “핵연료로 추진되는 부레베스트니크 대륙 간 순항미사일의 시험에 최근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또 “최대 24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도 거의 완성됐다”며 “이제 (실전 배치를 위한) 행정적 절차만 남았다”고 밝혔다.>
◇Q1. CTBT는 무엇인가
1996년 9월 24일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CTBT는 전쟁이나 평화 유지 등 목적과 무관하게 어떠한 경우에도 핵무기 관련 실험을 금지하는 국제 조약이다.
미국과 소련 간 냉전 시대가 끝나고 핵실험 경쟁이 다시 고개를 드는 가운데 중국·인도 등 강국들이 속속 핵실험을 강행하자 핵 확산으로 세계 질서가 무너질 것을 우려한 각국 지도자들이 유엔에 모여 승인했다.
이보다 앞서 핵확산금지조약(NPT)이 1978년 출범했다.
NPT는 핵보유국이 핵무기 관련 기술이나 장치를 다른 나라에 이전하지 못하도록 하고, 핵 비보유국은 핵 관련 장치를 획득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NPT는 미국·소련(현 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국을 제외하고는 핵 보유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후발 핵 개발국인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 등은 NPT에 가입하지 않았다.
북한은 1985년 NPT에 가입했다가 1993년 탈퇴 선언을 했고, 유보 상태로 있다가 2003년 완전 탈퇴했다.
◇Q2. 모든 국가가 CTBT를 비준했나?
CTBT는 총 196개 당사국 가운데 187국이 서명하고 이 중 178국이 비준했다.
러시아도 비준까지 마친 국가 중 하나다.
영국·프랑스 등도 비준한 반면, 미국을 비롯해 중국·이란·이스라엘 등은 아직 비준하지 않았다.
국내 문제 해결을 우선시한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CTBT를 비준하지 않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CTBT 비준을 포함해 핵 확산 방지에 적극 나서겠다는 기조다.
푸틴은 지난 5일 핵 추진 대륙간 순항미사일의 발사 시험에 성공했다면서 “(CTBT에) 서명하고도 비준하지 않은 미국처럼 행동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미국을 비판했다.
◇Q3.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
러시아발 ‘핵 위협’이 고조될 수 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핵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수차례 경고해왔다.
지난 6월엔 인접 우방국 벨라루스에 핵탄두를 배치해 긴장을 더욱 높였다.
만약 이로 인해 CTBT나 NPT 등 핵 확산 방지 체제에 균열이 가면 향후 이란 등 반(反)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핵 개발 도미노가 일어나 미국 주도의 핵 질서가 붕괴될 수도 있다.
다만 블라디미르 예르마코프 러시아 외무부 핵비확산·군비통제국장은 16일 “하원이 CTBT 비준을 철회해도 우리가 먼저 핵실험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제 무대에서 핵을 계속 협상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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