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20일… 울릉도서 만나는 ‘진짜 명이’
高지대서만 자라는 자연산 명이
울릉 군민들만 채취할 수 있어
지난달 20일 오후 3시쯤 경북 울릉군 울릉읍 두리봉 해발 700m 지점.
경사가 80도쯤 되는 절벽에 등산복 차림의 남자 1명이 밧줄에 매달려 바위 틈에서 자란 풀을 뜯고 있었다.
남자가 몸을 움직일 때마다 ‘우두둑’ 하는 소리와 함께 돌무더기가 굴러 떨어졌다.
울릉군민들에게만 허락되는 자연산 ‘명이’ 채취 현장이다.
<등산복 차림을 한 울릉군 주민이 지난달 20일 오후 울릉읍 해발 700m 높이의 산 절벽에 매달려 명이를 채취하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오전 7시~오후 4시까지 하루 9시간만 허용됐다.
울릉도에 거주한 지 3년 이상 되고, 안전교육 3차례를 이수해 허가를 받은 사람만 울릉도내 국유림 1400ha에서 채취가 가능하다.
올해 참가자는 750명, 2021년 684명, 지난해 705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명이’의 정식 명칭은 산마늘.
마늘 맛과 향이 나서 산마늘로 불리는데, 울릉도에선 춘궁기에 명(命)을 이어준다고 해서 ‘맹이’ ‘명이’ 등으로 불렸다.
눈이 녹지 않는 울릉도의 해발 700m 이상 고(高)지대, 저온다습한 곳에서 자란다.
금방 시들어 생채보다는 장아찌나 김치로 먹는다.
1990대부터는 밭 재배를 시작했다.
이때부터 육지로 반출돼 강원도와 전라도 등 전국으로 퍼졌다.
전국 산마늘 생산량은 2020년 911.45t, 2021년 1042.86t, 생산액도 이 기간 120억3442만원에서 152억4883만원으로 늘었다. 최근엔 중국산 산마늘도 들어온다.
밭이나 육지에서 자란 산마늘과는 맛과 향이 다르다는 게 음식 전문가들 평가다.
기후와 토양 등 재배 환경이 달라 품종 자체가 다르다는 것.
가격도 kg당 1만7000~2만원으로, 재배 산마늘(13000원)보다 30~50% 비싸게 팔린다.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일반 산마늘과 울릉산마늘을 별개의 품종으로 구분했다. 울릉군이 집요하게 요청한 결과다.
귀해지다보니 채취 경쟁도 치열하다.
울릉군산림조합은 해안 절벽이나 급경사지 채취를 금지했다. 채취량도 1인당 하루 20kg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산림조합 관계자는 “더 많이 따려고 위험한 곳에 올라가거나 해가 졌는데도 산에서 내려오지 않고 몰래 캐는 주민들이 있다”며 “제대로 통제가 안 돼 안전사고도 종종 일어난다”고 했다.
2011년부터 작년까지, 명이 채취 중 실족사한 사람은 26명, 다친 사람도 100여 명에 이른다.
울릉군은 2021년부터 헬기로 산지에 명이 씨를 뿌린다. 작년까지 총 7t을 파종했다. 3~4년 뒤 수확이 가능하다고 한다.
남한권 군수는 “자연산 명이 보전을 위해 헬기 파종을 도입했고, 이탈리아 국제슬로푸드협회 ‘맛의 방주’ 등재도 추진 중”이라며 “비슷한 산마늘이 여기저기서 나더라도, 울릉도 명이만이 갖고 있는 우수성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2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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