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심판이 없는 유일한 스포츠다.

경기위원이 있지만, 규칙에 대한 의문에 답해주거나 규칙 적용 여부를 놓고 다툼이 있을 때 결론을 내리는 역할을 한다. 
기본적으로 골퍼 스스로 ‘코스는 있는 그대로’ ‘볼은 놓인 그대로’ 경기를 해야 한다는 게 골프의 정신이다. 
골프 규칙에도 제1장에서 ‘규칙을 따르고 모든 페널티를 적용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직하게 경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윤이나는 최고의 유망주에서 골프 규칙 위반으로 징계를 앞두게 됐다>

 

 


300야드에 이르는 장타로 주목받던 대형 신인 윤이나(19)는 오구(誤球·잘못된 공) 플레이를 하고도 그 사실을 숨겼다는 얘기가 불거진 한 달 뒤에야 늑장 신고해 ‘골프 정신을 훼손한 선수’로 추락했다. 
지난 6월 16일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15번 홀에서 윤이나가 티샷한 공이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날아갔다. 
그는 풀숲에서 찾은 공으로 경기했으나 그린에 올랐을 때 자기 공이 아닌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동반 플레이어의 공도 아닌, 로스트 볼이었다. 
골프 규칙은 오구 플레이를 했을 때 바로 이를 알리면 2벌타를 받는다. 
하지만 다음 홀로 넘어가 플레이를 이어가면 실격 처리된다. 
윤이나는 당시 2라운드까지 경기한 뒤 컷 탈락했는데, 규정에 따라 실격 처리됐다. 
윤이나는 ‘오구 플레이’ 한 달 뒤인 지난 15일에야 한국오픈을 주관하는 대한골프협회(KGA)에 늑장 신고를 했고, 또 열흘이 지난 25일 뒤늦게 대행사를 통해 이 사실을 공개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대한골프협회 측은 사안이 엄중하다고 보고 징계 수위를 심사숙고하고 있다. 
윤이나는 KGA와는 별도로 주무대인 KLPGA투어의 징계도 받게 된다.

 

 

<송가은이 두산 매치플레이 당시 사용하던 거리측정기. 
이 측정기는 단순거리 측정기였으나 호반 서울신문 클래식에서 규정을 착각해 복합거리 측정기를 사용해 실격됐다.>

 

 

거의 매일 필드에서 살다시피 하는 프로 골퍼지만, 경기를 하면서 규칙이 알쏭달쏭해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해 KLPGA투어 신인왕인 송가은(22)은 올해 호반 서울신문 위민스 클래식 1라운드에서 거리 측정기 사용 규정을 위반해 실격됐다. 
그는 KLPGA투어에서 금지된 복합 거리 측정기(고도 측정 기능이 있는 제품)를 사용했다며 경기위원장에게 자진 신고했다. 
경기에서 첫 번째 사용은 2벌타, 두 번째 사용은 실격이다.


KLPGA투어는 올해부터 거리 측정기 사용을 허용하면서 단순 거리 측정기는 사용할 수 있어도, 경사⋅고도를 측정할 수 있는 제품은 아예 쓸 수 없도록 규정했다. 
그런데 단순 거리 측정은 허용되고 고도 변화 측정을 불허하는 이유는 뭘까?


‘경기하는 데 본질적으로 필요한 기술이나 판단을 인위적으로 덜어주거나 하지 않아도 되게 해주는 장비(클럽과 볼은 제외)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 때문이다. 
고도 변화는 단순한 거리 측정과는 달리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22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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