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는 US오픈에서 온통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이하 LIV 골프) 이야기만 하는 것은 슬프고 불행한 일이다.”


16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린의 더 컨트리클럽(파70)에서 막을 올리는 제122회 US오픈 골프 대회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이렇게 말했다. 
US오픈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후원으로 새로 출범한 LIV 골프를 놓고 벌어지는 내전의 현장 같다. 
어제까지 같은 PGA 투어 동료였던 선수들은 이제 PGA파와 LIV파로 갈리어 날카로운 설전을 벌인다.


지난해 US오픈 우승자 욘 람(스페인)은 “나는 돈 때문에 골프를 칠 이유가 없다”며 “골프가 좋아서, 또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다. 
나는 늘 역사와 전통을 존중하며 그것은 지금 PGA 투어가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LIV 골프에 합류하며 2억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전적으로 비즈니스적인 결정이다. 
골프 경기 이외의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고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준다”고 했다. 
디섐보는 2020년 US오픈 우승자다.

 

 

<오늘 US오픈 개막 - 데이비스 라일리(미국)가 US 오픈을 하루 앞둔 15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린의 더컨트리클럽(파70)에서 연습 라운드를 돌고 있다.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 오픈에서는 미프로골프협회(PGA)의 반대에도 사우디국부펀드가 후원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에 출전했던 선수들의 참가가 허용돼 PGA 소속 선수들과 경쟁을 벌인다.>

 


PGA 투어 소속이었다가 LIV 골프로 가기로 한 선수는 20명이다. 
PGA 투어는 지난 12일 끝난 LIV 골프 개막전에 출전한 선수들은 PGA 투어 주관 대회에 더는 출전할 수 없도록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US오픈을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이미 출전 자격을 획득한 선수들을 제재하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출전을 허용했다. 
LIV 골프 개막전에 출전했던 더스틴 존슨(미국)과 필 미켈슨(이상 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재미교포 케빈 나 등이 나선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발표한 1·2라운드 조 편성을 보면 PGA파와 LIV파 선수들을 다른 조에서 경기하도록 애쓴 흔적이 보인다.


미켈슨은 LIV 파인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 그리고 LIV 골프에 중립적인 태도를 보이는 셰인 라우리(아일랜드)와 한 조가 됐다. 
LIV 파인 가르시아도 케빈 나(미국), 2월 사우디 인터내셔널에 출전했던 티럴 해턴(잉글랜드)과 한 조에서 경기한다.


2001년 9·11 테러 희생자 유족 단체가 “테러 배후국인 사우디가 이미지 세탁을 위해 만든 LIV 골프에 가담한 미국 선수들은 조국에 대한 배신자”라고 규정하고 있어 대회 기간 돌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22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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