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판교의 한 핀테크 회사에 다니는 김모(27)씨는 요즘 반팔 셔츠를 입고 출근하는 날엔 팔에 피부색과 흡사한 큼지막한 스티커를 붙인다. 
팔뚝에 있는 지름 4cm 크기의 사과 모양 타투(tattoo·문신)를 가리기 위해서다. 
그냥 반팔 옷을 입고 회사에 왔다가 상사에게 “회사에서 타투를 드러내는 게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는 핀잔을 여러 번 들은 뒤였다. 
스티커가 불편해 더운 걸 참고 긴팔 옷을 입기도 한다. 
김씨는 “귀걸이나 반지처럼 타투도 자유롭게 나를 표현하는 하나의 ‘장식’이라고 생각하는데, 회사 윗사람 중에는 아직까지 그렇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지 않은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거리 두기가 완전히 해제되며 재택근무를 하던 직장인들이 대거 회사로 복귀한 데다 최근 기온이 올라가 옷차림이 간편해지면서 회사마다 세대 간 타투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2030세대 사이에선 타투가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액세서리’처럼 여겨진다. 
타투업계는 국내에서 타투 시술을 경험한 사람을 약 1300만명(반영구화장 포함)으로 추산한다. 
전 국민 4명 중 1명꼴이다. 
하지만 직장 내 중·장년층 중에는 여전히 타투를 불편해하는 경우가 적잖다. 
과거 조직폭력배 등이 몸에 가득 문신을 새긴 것 등을 떠올리며 상스럽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고,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서로 용모와 복장을 단정하게 하는 게 기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올해 서울의 한 중소기업에 입사해 다니고 있는 직장인 정모(31)씨는 지난달부터 거리 두기 완화로 대면 행사들이 늘어 난처할 때가 많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정씨는 평소 타투에 관심이 많아 양팔에 모두 큼지막한 타투가 있다. 
하지만 직장 상사가 이런 행사 때마다 정씨 양팔에 있는 타투를 가리라는 요구를 해 기분이 나쁘다고 했다. 
반대로 국내 한 공기업 부장인 문모(61)씨는 이달 초 재택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한 젊은 직원의 바짓단 아래 발목에 나비 모양의 타투가 드러나 있는 게 불편했다. 
그는 “직장에서 용모와 복장에 최소한의 선이 있는 것 같은데, 타투는 그 선을 넘어간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22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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