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지혜(49)씨는 올 초 시몬스의 초고가 매트리스를 2000만원가량 주고 샀다. 
김씨는 “매트리스 가격을 보고 놀랐지만 10년 넘게 사용하는 만큼 새집으로 이사하면서 큰맘 먹고 샀다”고 말했다. 
침대 업체 시몬스는 7일 자사 최상위 가격 매트리스 제품군인 ‘뷰티레스트 블랙’이 올해 들어 한 달 평균 200개씩 팔렸다고 밝혔다. 
‘뷰티레스트 블랙’ 가격은 1900만~3500만원 정도다. 
시몬스 관계자는 “작년 한 해 700만원 넘는 프리미엄 매트리스 판매가 전체 매트리스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위쪽은 시몬스가 내놓은 최상위 매트리스 제품인 ‘뷰티레스트 블랙’. 가격이 1900만원부터 시작해 3500만원에 이른다. 
아래쪽 사진은 에이스침대 초고가 매트리스 ‘헤리츠 블랙’. 가격은 2000만원 정도다.>

 

고가(高價) 매트리스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면 관련 시장은 작년 3조원대를 넘겼다. 
이 중에서도 매트리스 시장 규모는 작년 1조8000억원이었다. 올해는 2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확장되면서 기존의 매트리스 업체들은 물론이고, 현대백화점그룹과 롯데, 신세계까지 럭셔리 매트리스 경쟁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미국 침대 업체 ‘씰리’는 지난 5일 최고급 매트리스 ‘헤인즈’를 국내에 출시했다. 
제품 가격은 2200만~3900만원 정도다. 프레임까지 포함하면 5000만~6000만원까지 한다. 
씰리는 최고가 제품을 호주와 우리나라에만 내놨다. 
씰리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의 럭셔리 초고가 매트리스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국내 매트리스 1위 업체인 에이스침대는 지난 2월 롯데백화점 동탄점과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에 임시 매장을 열고 최상위 제품인 ‘헤리츠 블랙’ 라인을 선보였다. 
매트리스 가격은 2000만원 정도지만, 작년 하반기 매출은 전년보다 2배가량 늘었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일수록 더 잘 팔리는 추세”라고 했다.


대기업도 고가 매트리스 경쟁에 참전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달 ‘아마존 매트리스 판매 1위’로 유명한 온라인 가구·매트리스 기업 지누스를 7747억원에 인수했다. 
지누스는 해외에서 중저가 매트리스로 유명했으나, 국내에선 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채비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슬립테크 전문 기업을 추가로 인수하거나 협업해 프리미엄 매트리스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이 인수한 한샘은 지난달 자체 매트리스 브랜드 ‘포시즌’의 신제품을 내놨다.


에이스침대의 작년 매출은 3464억원, 영업이익은 760억원으로 전년보다 19.6%, 54.1% 증가했다. 
시몬스도 작년 매출은 3000억원 정도. 
1000만원대 럭셔리 매트리스를 주력 상품으로 판매하면서 지난 2년 매출이 50%가량 치솟았다. 
에이스가 매출 3000억원을 넘기는데 5년 걸렸다면 시몬스는 2년 걸린 것으로, 성장속도가 더 빠르다. 
초고가 제품을 앞세워 VVIP를 집중 공략하는 전략이 통한 덕분이다.

 

 

 




업체들은 이에 실적과 영업이익을 올리기 위해 ‘큰손 고객’을 더 많이 유치하려고 애쓰는 한편, 1인당 객단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신세계까사는 스웨덴 럭셔리 침대 브랜드 ‘카르페디엠 베드’를 아시아 최초로 독점 수입하면서, 까사미아 압구정점에 쇼룸을 마련했다. 
제품 가격이 4000만원 정도 하는 만큼, VVIP들이 여유 있게 제품을 살펴볼 수 있도록 안락한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시몬스는 전체 매장 수를 줄이는 대신 구매력 있는 고객이 더 많이 오는 주요 상권으로 매장을 재배치하고 있다. 
덕분에 작년 매장 수는 2019년보다 100개가량 줄었지만, 지점당 월평균 매출은 1억8000만원 정도로 2년 전보다 3배 정도 뛰었다. 
객단가를 높이기 위해 매트리스와 침대 프레임, 침대보까지 한꺼번에 패키지로 연계 판매하는 ‘크로스 셀링’ 전략도 쓰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지누스 매트리스를 백화점·홈쇼핑 같은 유통 채널을 통해 판매할 때 고가 침대보와 리빙 소품을 함께 판매,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전략을 찾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누스’ 하면 고급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도록 리빙·베딩 브랜드와의 협업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22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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