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즈와 소품도 남다른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우표'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취임 기념 우표가 어제 발행됐다.
앞서 일주일 전에는 기념 시계와 찻잔도 공개됐다. 


입력 : 2017.08.18 08:56

 

대통령 우표와 시계, 누구 것이 가장 인기 많나

지난 9일과 10일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을 기념해, 우표와 시계 디자인을 선보였다.

시계는 비매품으로 보훈 가족에게 처음 전달됐고, 17일 판매가 시작된 우표는 당일 품귀 현상이 벌어지며 대통령의 인기를 보여줬다.

군사 독재 시절 자주 만들어졌던 대통령 기념품들은 시대가 바뀌고 권위주의와 대통령 친분 사칭 등 문제가 지적되면서 발행 제작 횟수가 줄었다.

하지만 취임 우표와 시계만큼은 새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면 새 정권에 대한 열망과 비전을 담아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취임 우표와 시계, 이 작은 물건에는 각 지도자들이 내세웠던 국정 철학과 가치관이 담겨있다.

또한 임기가 끝난 후 거래되는 가격에는 지도자에 대한 국민의 평가도 함께 담긴다. 역대 대통령들이 내놓은 우표와 시계들을 살펴봤다.



우표 :  12년 재임 기간 중 여섯번의 우표 발행을 했다.

1대, 2대, 3대, 4대 취임 때마다 우표를 발행한 것은 물론, 대통령 생일에도 우표를 만들었다. 

생일을 맞이해 제작한 우표에는 '탄신'이라는 글자가 크게 써 있는데 당시 대통령을 얼마나 우상화했는지 보여준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는 현재 가장 고가에 거래되는 우표이다.

대통령 우표의 가격은 희소성, 오래된 정도, 대통령의 인기 이 세가지 요소에 따라 결정된다. 

건국 대통령인 이승만 대통령의 우표는 가장 처음 나온 대통령 취임 우표라는 상징성도 있지만 발행량이 단 5만장으로 극소수였다는 이유가 더 크다.

이는 지금까지 대통령 취임 우표 중 가장 적은 양이며, 지금까지 형태가 제대로 남아있는 것도 몇 장 되지 않는다.

1948년 액면가 5원에 팔리던 낱장 우표는 현재 중고물품 카페와 우표수집 커뮤니티에서 20만~3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두번째로 비싼 대통령 우표 역시 이승만 대통령의 취임 우표이다.

3대 이승만 대통령 취임 우표는 단 20만장만 발행되었다. 

50만장이 발행되었던 2대 취임 기념 우표에 비해 발행 매수가 적어 희소성을 가진다.

이승만 대통령 기념 시계는 제작하지 않았다.


우표 :  박정희 대통령 우표는 16년 재임기간 동안 20번, 그리고 사후에 발행한 추모 우표 1번을 포함해 총 스물한 번 발행됐다.

1년에 1회 이상 우표를 만든 셈이다.

5대부터 8대까지 취임 기념 우표부터 해외 대통령 국내 방한 기념우표, 대통령 해외 순방 기념우표, 새마을운동 기념 우표 등 대통령의 업적을 알리는 우표들이 제작되었다. 

박정희 대통령 우표에는 대통령 얼굴 뒤에 산업 시설 이미지가 자주 등장한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국정 최우선 과제였던 근대화와 산업화 의지를 우표 속에 담은 것으로 보인다. 

이 중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것은 첫번째 임기를 시작할 때 만든 5대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로 이승만 대통령 취임 우표에 이어 세번째로 가격이 높다.

발행량이 50만장으로 박 대통령 우표 중 가장 적은 양을 제작했다. 

거래가격은 4만원에서 6만원 사이라고 알려져 있다.

시계 :  대통령 기념 시계를 처음 만든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이다.

현재까지 대통령 기념 시계의 기본 모양인 봉황 문양과 대통령 친필 사인 형식도 이때 자리잡았다.

1970년 새마을 운동 지도자들에게 박 대통령 기념 시계를 가장 처음 주었다는 기록이 있지만 당시 시계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 중고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대통령 시계는 1978년 12월 27일 제9대 대통령 취임을 기념해서 만든 것이다. 

일명 '박정희 시계'로 대개 40만~50원 정도에 거래되어오다가 지난해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면서 올 3월 가격대가 하락, 30만원 중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흔들면 자동으로 동력이 생기는 '오토매틱 무브먼트'식이다.

날짜와 요일도 표시된다.

시계 제조회사인 케이엘피코리아 김관택 대표는 "오토매틱 무브먼트 시계는 당시 일본에서만 생산되던 고가 모델"이라고 말했다.


우표 :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많은 우표를 발행한 대통령이다. 

7년 임기 동안 총 30회의 우표 발행을 했으며 우표마다 발행 매수도 7백만장에서 1천만장에 달한다.

11대, 12대 취임 우표에는 공장을 도형화한 이미지를 넣었다.

굴뚝으로 표상되던 경제발전을 국정 목표로 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두환 대통령 우표는 대통령 우표 중에서도 가격이 가장 낮다.

잦은 발행과 엄청난 발행량으로 희소성이 떨어지며, 내란죄와 뇌물죄로 감옥까지 다녀온 대통령이어서 인기도 없기 때문이다.

당시 장당 30원이었던 전두환 우표의 가격은 현재 4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그대로인 셈이라고 볼 수 있다.    

시계 :  전두환 대통령의 시계는 1982년 아시아 선수권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한 복싱 선수단에게 처음 전달됐다.

현재 중고 시장에서 다양한 디자인의 시계를 볼 수 있는데 이 중에는 스위스 제품도 있다.

대개 뒷면에 한자로 대통령 전두환이라고 쓰여 있다.

디자인과 상태에 따라 5만원에서 15만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다.


우표 :  노태우 대통령 때부터는 대통령 우표를 취임 때 단 한 번 발행했다.

권위주의 탈피하겠다는 명분도 있었지만 올림픽 유치에 성공하고 경제가 발전하면서 우표 발행의 단골 이유였던 해외 순방과 국빈 방문이 더 이상 기념할 만한 국가 행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서울올림픽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시기여서 노 대통령의 취임 우표 배경에 잠실 주경기장이 들어갔다.

노 대통령의 취임 우표는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발행 매수가 300만장 밖에 되지 않아 대통령 우표 중에서 '희귀템'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당시 노 대통령은 우표를 발행하지 않으려 했지만 우표 수집가들의 요구로 아주 적은 양만 발행했다고 한다. 

장당 80원 정도였던 우표는 현재 8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계 :  하지만 시계의 인기는 우표만 못하다.

검은색 줄의 단순한 디자인으로 만든 노태우 대통령 시계는 숫자를 넣어 이전 정권과 디자인 면에서 차별을 주었다. 

현재 2만 5천 원에서 8만 원까지 거래되고 있다. 워낙 많이 만들어서 희소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표 :  김영삼 대통령 취임 우표에는 태극기와 백두산 천지 이미지가 들어가 있다. 현재 3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계 :  김영삼 대통령 시계는 국민들이 대통령 시계를 확실히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김영삼 대통령은 선거 기간 유세하면서 '03 시계'를 제작해 유권자들에게 돌렸다.

대통령 시계는 아니었지만 0과 3만 표시된 독특한 디자인과 시계 뒷면에 쓰인 김영삼 대통령의 좌우명 '대도무문(大道無門)'으로 크게 화제가 되었다.

이 좌우명은 취임 후 제작한 대통령 기념 시계 뒷면에도 한자로 새겨져 있다. 

김 대통령의 기념 시계는 당시 너무 많이 제작했기 때문에 고가에 거래되진 않고 있다. 4만원에서 6만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우표 :  노태우 대통령 이후 우표를 2번 발행한 유일한 대통령이다.

취임 기념 우표와 노벨 평화상 수상 기념 우표를 만들었다.

취임 우표에서는 태극기를 배경으로 미소짓고 있는 정적인 모습이지만, 노벨 평화상 수상 기념 우표 속에서는 아이들에 둘러싸여 온화하게 웃고 있다. 

현재 장당 4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시계 :  시계는 3번 제작됐다. 기념 시계 이외에 노벨평화상 수상과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한 시계를 추가로 제작한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기념 시계에는 본래 무궁화가 들어가는 자리에 한반도 모양 이미지를 넣고 무궁화를 봉황 문양 위로 올렸다.

시계 뒷면에는 '남북정상회담 첫돌과 광복 56주년을 기념하여'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재임 시절 청와대뿐만 아니라 측근들이 대통령 시계를 만들어 뿌리고 다녀 김 대통령 시계가 시중에 많이 떠돌았다.

이로 인해 대통령과의 친분을 사칭하는 용도로 쓰이기도 해 국가정보원이 나서서 생산 공장의 제조번호를 관리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중고 시장에서 5만원에서 9만원 정도로  비싸지 않은 가격에 거래된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 기념 시계나 노벨평화상 수상 기념 시계는 이보다 높은 가격대로 알려져 있다.


우표 :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 우표는 한반도를 중심에 둔 세계지도가 배경으로 걸려있다.

동북아시대 중심국가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700만장 발행한 이 우표는 비교적 발행량이 많았는데도 지난해 탄핵 정국과 맞물리면서 장당 1000원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시계 :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총 다섯 종류의 시계를 제작했는데 이 중 이전 정권의 시계와 달리 전체를 금속으로 제작한 메탈 시계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모양도 이전과 달리 원형에서 사각형으로 바꿨다. 시계 뒷면에는 '원칙과 신뢰, 새로운 대한민국 노무현'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가죽끈은 5만원에서 10만원 사이에서 거래되고 전체 금속으로 된 것은 15만원 이상으로 거래되는 편이다. 

역대 대통령 시계 중 박정희 대통령 시계 다음으로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2004년 이라크 자이툰 부대 장병들에게 주었던 '노무현 시계'는 약 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형 모양에 현지시간과 대한민국 시간을 동시에 볼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시계 상단 가운데 봉황 문양과 아래는 '당신이 대한민국입니다'라는 문구가 쓰여있다. 

[뉴스 블로그] 노무현 전(前) 대통령 기념품, 온라인에서 '불티'

우표 :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우표 이미지는 조금 독특하다.

정자세로 미소 짓거나 무표정인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노트북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차림새도 외투를 벗은 와이셔츠 차림이다. '경제 대통령' 슬로건을 달고 당선된 대통령답게 일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전략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 우표는 현재 5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시계 :  이명박 대통령 기념 시계 뒷면에는 영부인 김윤옥 여사의 친필 서명이 들어가 있었다.

취임 초부터 '가짜 시계'가 유통돼 곤혹을 치렀다. 가짜 시계가 많은 '이명박 시계'는 5만~10만원을 오간다.


우표 :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기념우표는 현재 1500~2000원에 팔린다. 

취임 초 박 대통령의 우표는 장단 1100원까지 올랐었는데, 탄핵된 최근에는 취임 초보다 더 올랐다.

박  대통령의 우표가 이렇게 인기 있는 것은 희소성 때문이다.

최초 여성 대통령이자 최초 탄핵 대통령이라는 희소성도 있지만 발행량 역시 218만장으로 아주 적기 때문이다.

시계 :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직후 대통령 시계를 만들지 않으려 했다가 여당 의원들의 요구로 소량만 제작했다.

기념시계는 정권 초기 40만원 선까지 올랐다가 탄핵 이후 10만원 대까지 떨어졌다.

최씨, 朴대통령 취임 우표 디자인도 관여 의혹

우표 :  문재인 대통령 우표는 대통령 취임 100일째가 되는 날 발행됐다.

발행 첫날, 전국 총괄우체국과 인터넷 우체국에서는 구매 희망자들이 우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우체국에서는 번호표를 배부하는 등 진풍경이 벌어졌다.

온라인 중고 장터에서는 기념우표첩이 정가(2만3000원)의 5배가 넘는 11만원대에 매물이 올라왔다.

한 때 매물 가격은 20만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우정사업본부는 "따뜻하고 친구 같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문 대통령의 약속처럼 온화하게 미소 짓는 모습을 대표 사진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시계 :  청와대는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 서명이 새겨진 손목시계와 찻잔세트를 공개했다.

청와대가 이날 공개한 손목시계의 앞면 상단엔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 문양이 들어갔고, 하단에는 '대통령 문재인'이라는 문구가 문 대통령 친필로 새겨졌다.

시계 뒷면에는 문 대통령 슬로건인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주로 검정·갈색 줄이 쓰인 역대 대통령 시계와 달리 이번에는 연한 상아색 양가죽을 사용했고, 봉황 문양과 시곗바늘도 통상 쓰이는 금색이 아닌 분홍빛이 감도는 금색(로즈골드)으로 마감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권력의 상징적 의미에서 벗어나 탈권위적이고 소박한 변화를 지향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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