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손에 들어온 온도계가 몇개 있다보니 집 곳곳에 설치를 해두었습니다.
남쪽편 베란다에 걸어둔 걸 확인하니 아침부터 28도를 가리키고 있어 오늘도 좀 괴롭겠구나 생각하고 집을 나서는데
막상 동천역사로 내려오니 역시 나오기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지하철은 이럴땐 홈스위홈보다 백배천배쯤 위력을 더 발휘하는가 봅니다.
집엔 에어컨이 있지만 전 잘 안켜는 편입니다.
전기값이 두려운 건 불문가지입니다만 굳이 그런건 아니고 종일 틀어놓고 있지 않으면
오히려 끄고 난 다음이 더 덥기 때문입니다.
회장님 자택처럼 태양열을 직접 내려받지 않기에 이럴땐 공동주택의 편리함에 감탄합니다.
자, 이제 우리는 자연의 에어컨 속으로 진입합니다.
간만에 얼굴을 대하는 조 전농장주는 휴가를 충분히 보냈는지 삼천포시장에서 먹거리를 많이 확보해 왔는지
초입부터 앞장서 나가는게 팔각정까지 거침이 없어서 건강해진거 같았습니다.
출발지 용인은 구름만 깔려있었고 서울은 예보에 오전에 비소식이 있더군요.
배낭안에 항상 우의가 준비되어 있으니 걱정할건 없지만 혹시 소나기라도 오면 꺼내입고 벗고 하기도 뭐해서
우산도 옆에 하나 넣었습니다.
사실이지 근래들어 작심산행이 아닐땐 우산 넣어 갈 정도면 아예 산행포기를 했는데
8월초에 휴가철도 끼어있어 원정산행도 쉬었고해서 요 만만한(?) 청계산 마저 안가면
우리 집사람이 똥배 더 튀어 나온다고 흉보는 바람에 오늘도 구시렁거리며 등산화 끈을 매었습니다.
태풍전야처럼 들머리부터 바람 한점 없고 비지땀만 설렁탕 육수처럼 뚝뚝 떨어지니
이게 이열치열인데 여럿이 걸으니 집구석 보다는 한결 낫더군요.
다행히 비가 안오니 사우나장에 온 느낌이어서 도 닦는 기분으로 산행하여 헬기장까지 왔는데
우리팀 아무도 인기척이 없습니다.
이제 높은데 올라오니 바람이 제법 붑니다.
근데 곧 천둥,번개가 이리저리 치고 흔드는데 바로 소나기가 퍼붓네요.
옷은 그전부터 땀번벅인데 이래 젖으나 저래 젖으나 매한가지로 두사람은 비가림도 안하고
정상까지 묵묵히 수행자의 모습으로 임합디다.
매바위는 비 쏟아지니 인적 드물어 매봉에서 개인사진으로 출석부를 챙겼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오늘 영길이는 집에 귀한 손님이 와 있어 돌주막에서 막걸리만 한잔 들이키고
하산하는 일정이어서 텃밭에서 인사만하고 헤어지고
오늘따라 현농장주 김장군이 불참한 가운데 어슬픈 텐트 밑에서 가랑비 맞으며 도시락 비우고
따뜻한 커피 두잔씩 돌아가는 노천 카페에서 비내리는 청계산 속의 호연지기를 즐기며 잘 내려 왔습니다.
회장님이랑 여성두분이 미리 따놓은 고추도 한보따리씩 챙겨주니 우리 마눌은 오늘 저녁 매운 고추맛 좀 보겠죠!!!!!!!!
집으로 가는 길은 즐거울까요?괴로울까요??
8월 20일(일요일)에 청계산우회 여름 야유회를 날씨도 찌는듯이 무덥고 움직이면 짜증나니
우리들의 심신을 염려하여 멀리 가지말고 에어콘이 씨원빵빵하게 터지는 강남 도심지 빌딩
지하 부페식당에서 마음껒 먹고 마시며 재미있게 한바탕 놀자는 얘기입니다.
위치는 강남역과 역삼역 중간쯤에 위치한 포스코빌딩 지하1층 제우스 스타에서 점심을 한다고 합니다.
청계산으로 오셔서 행사장으로 가시던지 직행하시던지 본인 편리한대로 선택하시라고 합니다.
아무나 초청하지 않고 청계산과 깊은 인연(?)이 있으신 분들만 모시겠다는 계획이어서
알뜰살뜰하게 치루겠다는 뜻인거 같습니다.
많이들 참석하여 즐거운 화합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불쾌지수가 보통 높은게 아닙니다.
부디 옥체를 보존하여 이 무덥고 힘든 시기를 슬기롭게 보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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