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바닷가 자그마한 마을에 집을 갖고 있을 때 나는 곧잘 800m 가량 떨어진 해변으로 나가서
해초를 뜯어다 비료가 되라고 채소밭과 꽃밭에 널어 주곤 했었다.
집을 팔려고 내놓자 사람들이 꽤나 들락거렸는데도
정작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한 명도 없어 참 이상하다 싶었다.
그러다 어느 부부가 조마조마한 목소리로 물어 보았을 때에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저어,바닷물이 정원까지 올라오는 일이 자주 있나요?”
우리 이웃에 사는 젊은 부부는 얼마 전에 구입한 새 차를 상당히 아꼈다.
하루는 남편이 차를 차고에 넣으려고 후진하다가 오른쪽 미등을 깨뜨렸다.
다행히도 손상이 작았기 때문에 금방 고쳐 왔다.
일주일 후에 또다시 미등을 깬 남편이 정비공장에 가기를 쑥스러워하자
그의 아내가 다정한 목소리로. “그냥 요번에는 제가 그랬다고 하세요”라고 말했다.
그런데, 남편이 좀 창피한 듯이 말했다.
"지난 번에도 당신이 깼다고 했는걸"
어느 만찬회에서 있은 일.
한 여자가, 그림을 그리는 재능과 지성을 함께 갖춘 화가는 보기 드물다는 주장을 펴고 있었다.
"부인, 저도 화가의 한 사람입니다만."
옆자리의 신사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어머나 ! 죄송해요.” 당황해서 얼굴이 빨갛게 된 그 여자가 말했다.
"하지만, 저는 단지 ‘위대한 화가'들의 경우가 그렇다는 것뿐이었어요.”
대만에 있을 때의 일.
하루는 특수요리를 전문으로 한다는 레스토랑에 갔다.
메뉴에 나온 요리는 거의 전부 오리로 만든 것이라고 통역으로 데려간 젊은이가 일러 주었다.
요리마다 이름이 비슷하여, '오리넙접다리요리', '오리껍질요리',
'오리가슴살요리'등 종류는 많았지만 맛은 비슷했다.
몇 가지 오리요리를 즐기고 나니까, 이번에는 닭고기같이 보이는 요리가 또 나왔다.
그래서 우리 통역관더러 이젠 또 무슨 요리냐고 물었더니 그 사람이 하는 말 :
"네,이것은 오리사촌이올시다."
대학 4학년때 우리들은 새로 온 교수에게 그의 인내력의 한계를 시험해 보는 악습이 있었다.
도마에 오른 사람이 참지 못해 성을 내도록 유도했을 때마다 우리는 만족했다.
경제학 교수가 새로 부임한 첫날, 개강시간 직전에 누군가가 신문지에 불을 붙였다.
신임교수는 연기가 가득찬 교실로 들어오더니 이렇게 말했다.
"자, 모두들 앉으시오. 그리고 따뜻한 환영에 감사합니다."
그 후 그 선생님은 우리의 영원한 존경을 받았다.
내가 전에 근무했던 마드라스의 요양소에 흡연이 금지된 심장병 환자가 한 명 있었다.
간호원들이 그의 입원실에 들어가 볼 때마다 그 사람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래서 병원측은 강경책을 동원하여 그 환자가 도저히 담배를 구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그 사람이 다 나아 퇴원하던 날, 그는 '건의사항'에다가 이렇게 썼다.
"앞으로 간호원들은 소리 나는 신발을 신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담배를 못 피우게 되어 있는 환자들이 피우던 담뱃불을 끌 여유가 있을 것이다.”
지방의 정부 산하 모 위원회의 서기로 일하는 내가 회원 한사람에게 전할 일이 있어 메모를 우송했다.
이틀 뒤 내가 보낸 쪽지가 반송되었는데
그 밑에는 도저히 알아볼 수 없는 글씨로 무언가가 갈겨 쓰여 있었다.
딴 도리가 없어 그 사람을 직접 찾아갔다.
"죄송하지만 쓰신 글씨를 알아볼 수가 없어서요” 하고 내가 잔뜩 미안해하며 말했다.
그랬더니 그는 쪽지를 쓱 보고 더욱 더 안쓰러워하며 대답하길 :
"이건 '당신 글씨를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라고 쓴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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