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북한 평양의 김일성상(像), 몽골 울란바토르의 칭기즈칸상, 이란 테헤란의 시몬 볼리바르상, 러시아 모스크바의 표트르대제상.

 

 

 

나쁜 정치와 그릇된 예술의 잘못된 만남이 낳은 처참한 결과물.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인터넷판은 지구촌 곳곳에 삐죽이 솟아올라 있는

최악의 기념상 11개를 꼽았다.
FP는 세네갈의 독립 50주년 기념상 '아프리칸 르네상스' 제막을 계기로 세계의 흉물들을 찾아봤다.


  

옛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Stalin)의 고향인 그루지야 고리에 있는 그의 동상이 첫머리에 꼽혔다.
한때 소련 영토 곳곳에서 블라디미르 레닌과 스탈린의 동상을 볼 수 있었지만, 연방 해체와 함께 동상도 사라졌다.
그나마 레닌의 동상은 몇 남았지만 스탈린의 동상은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고향 마을의 스탈린 광장에는 지난 세기의 '빼어난 대량학살자(greatest mass murderer)' 동상이 자랑스럽게 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고 FP는 적었다.


  

투르크메니스탄의 전 대통령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Niyazov) 동상도 목록에 올랐다.
니야조프는 1998년 수도 아슈하바트 한복판에 74m 높이의 탑을 세우고 그 꼭대기에 자신의 전신상을 황금으로 만들어 올렸다.
그는 이슬람 경전 코란에 자작시를 섞어 교시록을 만든 후 학생들에게 암기하도록 하기도 했다.
국민들이 자신을 숭배하게 만들고자 한 시도였다.
그의 동상은 2006년 12월 그가 사망한 뒤 철거돼 교외로 옮겨졌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교외에 있는 40m 높이의 칭기즈칸상도 끔찍한 물건으로 꼽혔다. 말 위에 올라탄 칭기즈칸이 평야를 굽어보는 모습이다.
이 상은 스테인리스철 250t으로 만들었는데, 내부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어 칸의 말 머리에서 주변을 내려다볼 수 있다.


  

그루지야 출신의 건축가 주랍 체레텔리(Tsereteli)는 자신의 작품을 2개나 최악의 기념상으로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하나는 러시아 모스크바의 강 가운데에 세워진 96m 표트르 대제상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 뉴저지 인근 베이언에 세워진 '저지의 눈물(Jersey teardrop)'이다.
9·11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10층 건물 높이로 만들어진 '저지의 눈물'은 당초 뉴저지 시내에 설치될 예정이었지만, 실물을 본 시 당국의 판단으로

교외로 옮겨 설치됐다고 한다.


  

FP는 ▲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 최초 발병지로 꼽히는 멕시코 동부의 라 글로리아에 세워진, 최초로 신종플루에 감염돼 숨진 소년의 동상,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세워진 베네수엘라의 독립 영웅 시몬 볼리바르(Bolivar)상, ▲'달릿(불가촉천민)의 여왕' 쿠마리 마야와티(Mayawati)

인도 우타르 프라데시주(州) 총리가 자신과 다른 달릿들을 모델로 만든 4억2500만달러(약 4768억원)짜리 불가촉 천민상,

▲세르비아의 할리우드 스타 동상 등도 끔찍한 기념상으로 꼽았다. FP가 선정한 추악한 기념상의 대미는 북한이 장식했다.
"평양 만수대 위의 지도자 김일성은 영광된 사회주의의 미래를 가리키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100407)

 

 

                                                                               미국 뉴저지 인근의 9·11희생자 추모비‘저지의 눈물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