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사람들은 “독창스런 월출산 바위들을 보노라면 월출산 자락의 문화 예술적 창조성이 뛰어난 연유를 알게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영암문화는 월출산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되고 월출산 자락 인물들을 조명함으로써 월출산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월출산 주지봉 아랫마을인 군서면 구림리에서 왕인 박사가 태어났다.
그는 일본 천황의 초대로 논어와 천자문을 가르쳐 일본 아스카문화의 시조가 됐다.
왕인박사 탄생지에서 4월에 열리는 왕인문화축제에는 일본인들이 몰려온다.
구림마을 주민들로 이뤄진 대동계는 지금도 전통을 잇고 있다.
희한하게도 무등산이나 지리산 정상을 천왕봉이라 하고 월출산은 천황봉이라 불린다.
그래서 영암에서는 왕인박사가 일본 천황제도를 만들지 않았나 추론하기도 한다.
한국풍수지리의 대가인 도선(827~898년)국사도 구림리에서 왕인박사 서거 500년 여만에 탄생했다.
도선국사의 탄생설화에서 구림(鳩林)이 나왔다.
또 가야금 산조 창시자인 악성 김창조(1856~1919년), 조선 문필가인 고죽 최경창(1539~1583년) 등이 있다.
조훈현 국수, 가수 하춘화, 워낭소리를 만든 이충렬 감독도 있다.
영암(靈岩)이란 지명도 월출산의 구정봉에 있는 동석(動石·흔들바위)에서 기원했다.
높이 1m에 둘레는 열 아름쯤 되지만 몇 명이 흔들어도 똑같이 움직인다.
‘신령스러운 바위’라는 뜻에서 월출산 아랫마을을 영암으로 불렀다는 것(동국여지승람).
영암은 고대국가인 마한 문화의 중심지로 옹관묘와 출토된 유물 등을 전시한 마한문화공원이 시종면 옥야리에 있다.
월출산은 영암읍, 군서면, 학산면, 강진군 성전면을 품는다.
영암사람들은 “천황봉 등 산세가 깊은 북쪽에서는 인물이, 향로봉 등 아기자기한 남쪽에서는 재력가가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강진 출신인 김재철(73) 동원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 손오공 바위… 사랑 바위… 說~ 說~ 說~ 전설의 고향
“월출산은 등산하는 산에서 관광하는 산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박철(55) 영암 관광지킴이회장은 거듭 강조했다.
월출산 사진전시회를 10여차례 연 그는 “영암은 월출산이란 보석 중의 보석을 가지고 있다.
월출산 바위는 스토리텔링(이야기로 재미있게 풀어가는 것)할 게 너무 많아 중국과 국내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라고 자신했다.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061-473-5210)의 이종형(48) 공원행정팀장은 “5~11월 2, 4주 토·일요일에 ‘월출산의 기암괴석을 찾아서’라는
해설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월출산은 중국인들이 좋아할 만하다. 중국 작가 오승은이 쓴 ‘서유기’는 중국인들이 즐겨 읽는다고 한다.
주인공인 삼장법사,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삼장법사가 타는 말이 나온다.
천황봉 아래 300m에는 삼장법사가 가부좌를 틀고 면벽수행을 하는 바위가 있다.
손오공 바위는 구정봉 밑 북쪽에 거대한 석상으로 스승 삼장법사를 쳐다본다.
저팔계 바위는 천황봉에서 구정봉으로 내려가다 보면 왼쪽에 돼지처럼 귀엽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다.
사오정 바위는 바람재에서 구정봉쪽으로 100여m 떨어진 등산로 아래에 있다.
또 월출산은 기의 산이다. 청춘남녀의 뜨거운 사랑으로 에너지가 넘쳐 생명력이 충만하기 때문이다.
천황봉과 구정봉 사이에 남자가 여자의 허리를 끌어안고 뜨겁게 포옹하는 사랑바위(애무바위)가 있다.
옆에는 남근바위가 힘차게 솟아 있다. 공교롭게도 이 바위 끝에는 5월이면 철쭉이 분홍꽃을 피워내 웃음을 자아낸다.
운무에 휩싸인 채 월출산 심장 지점에서 사랑을 나누는 사랑바위가 황홀하기만 하다.
남근바위 건너편에는 여근바위(음혈)가 있다. 등산로를 따라 500m쯤 가면 향로봉 아래 만삭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15m쯤 되는 석상인데 만삭이 된 산모가 굽어보는 형상이다.
영암읍에서 천황사지구는 하루 5번, 도갑사지구는 3번씩 군내버스가 오간다.
영암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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