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어쓰기의 입체해설 2


 

3. 혼동하기 쉬운 띄어쓰기

1) 의존 명사와 조사, 접미사, 어미

ㄱ. 의존 명사와 조사

(1)
ㄱ. 할 만큼 했다.
ㄴ. 너만큼 했다.
* 나는 밥통째 먹을이만큼 배가 고팠다.

(2)
ㄱ. 들어오는 대로 전화 좀 해 달라고 전해 주세요.
ㄴ. 네 멋대로 일을 처리하면 안 된다.

(3)
ㄱ. 10년 만에 우리는 만났다.
ㄴ. 너만 와라.

< 해설 > 의존 명사는 늘 앞엣말에 의존해야 제 구실을 함에도
자립 형태소로 보아 띄어 씀으로 해서
그와 비슷한 의존 형태소(조사, 접사, 어미)와 혼동을 불러 일으킨다.
특히 위의 경우는 조사와 문제가 되는 것으로 똑같은 형태의 낱말이 서로 다른 품사로 쓰이어
더욱 혼동이 되는 경우다.
(1) (2)의 경우는 용언의 관형사형 다음에 오면 의존 명사로 띄어 쓰고
체언 다음에 오면 조사로 붙여 쓴다.
의미와 형태가 똑같기 때문에 같은 의존 명사로 처리하자는 주장도 있다.
(3ㄱ)은 수량사(년) 다음에 오면 의존 명사가 된다.

ㄴ. 의존 명사와 접미사

(1)
ㄱ. 책,공책,연필 들을 샀다. 하늘에는 참새, 갈매기, 까치 들이 날고 있다.
ㄴ. 사람들

(2)
ㄱ. 시키는 대로 할 뿐이다.
ㄴ. 그래야 우리는 다섯뿐이다.

(3)
ㄱ. 보고 싶던 차에 잘 왔다.
ㄴ. 구경차 왔다. 2차 세계 대전

(4)
ㄱ. 옳은 일을 한 이도 많다.
ㄴ. 옮긴이, 지은이

< 해설 > 위 보기는 접미사와 문제가 되는 것으로 역시
형태와 의미가 같거나 비슷해서 혼동되는 경우다.
(1ㄱ)의 '들'은 두 개 이상의 사물을 벌여 말할 때,
맨 끝의 명사 다음에 붙어서 그 여러 명사의 낱낱을 가리키거나,
또는 그 여러 명사 밖에 같은 종류의 말이 더 있음을 나타내는 말로
'등(等)'과 비슷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1ㄴ)은 명사를 비롯한 여러 품사에 두루 붙어
'여럿' 또는 '여럿이 제각기'의 뜻을 나타내는 접미사이므로 앞 말에 붙여 쓴다.

(2ㄱ)의 '뿐'은 용언 뒤에 쓰이어 다만 어떠하거나,
어찌할 따름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의존 명사이고 (2ㄴ)의 '뿐'은 체언 뒤에 붙어 그것만이고
더는 없다는 뜻을 나타내는 접미사이다.

(3ㄱ)의 '차'는 동사의 '던'형 다음에 쓰여 '기회'나 '순간'의 뜻을 나타내는 의존 명사이다.
(3ㄴ)은 어떤 명사 다음에 붙어 '일정한 목적'(구경차)을 나타내거나
숫자 다음에 붙어(2차) '차례'를 나타내는 접미사이다.

(4ㄱ)의 '이'는 '사람'을 뜻하는 의존 명사이지만 (4ㄴ)의 '이'는
특정 직업이나 전문가임을 나타내는 '접미사'가 된다.

ㄷ. 의존 명사와 어미

(1)
ㄱ. 그가 미국에 간 지 10년이다.
ㄴ. 그 사람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2)
ㄱ. 가는 데를 적어 놓고 다니시오.
ㄴ. 기계가 잘 돌아 가는데 웬 걱정이냐.

(3)
ㄱ. 못 볼 걸 봤다.
ㄴ. 먹을걸 그랬다.

< 해설 > 위의 보기도 의존 명사와 어미가 형태와 의미가 비슷해 혼동되는 경우이다.
(1ㄱ)의 '지'는 어떤 일이 있었던 '그때로부터'의 뜻을 나타내는 의존 명사로
어미 'ㄴ(은)' 아래서만 쓰인다.
(1ㄴ)의 '지'는 독립된 형태소가 아니라 어미 '는지'의 일부이다.
(3)에서는 (3ㄱ)과 (3ㄴ)이 성격이 다르다. (3ㄱ)은 앞의 '사랑할 거야'에서와
마찬가지로 '걸'은 '것을'의 준말이고 (3ㄴ)의 'ㄹ걸'은 하나의 어미이다.
뜻도 당연히 다르다. 어미 'ㄹ걸'은 모음으로 끝나는 동사의 어간에 붙어,
지나간 일을 후회하는 뜻으로 쓰는 종결 어미이다.

(2ㄱ)의 '데'는 '곳'이나 '처지' 등을 나타내는 의존 명사이고
(2ㄴ)은 (1ㄴ)과 마찬가지로 어미 '는데'의 일부이다.

2) 보조 용언(먹고 싶다)과 합성 동사(돌아가시다) 그리고 이음 동사(먹고 오다)

(1) 할아버지께서 돌아 가셨다/돌아가셨다.

(2)
ㄱ. 읽어 본다/읽어본다
ㄴ. 읽어도 본다.

< 해설 > 보조 용언이 결합된 구조와 합성 용언,
그리고 이음 용언의 구조는 엄연히 서로 다른 구조의 어휘들이지만
비슷한 속성을 가지고 있어 혼동이 되는 경우다.
곧 보조 용언은 앞의 본용언에 의존적이어서 그 결합력이 강해 합성 용언과 혼동되며
또 두 용언이 나열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음 용언과 혼동된다.
또한 띄어쓰기 측면에서 합성 용언은 당연히 붙여 쓰고 이음 용언은 띄어 쓰지만
보조 용언 구조는 띄어 쓰기도 하고 붙여 쓰기도 한다.

3) 관형사와 접두사

(1)
ㄱ. 맨 처음, 맨 끝, 맨 나중
ㄴ. 맨손, 맨주먹

(2)
ㄱ. 현(現) 시점, 전(前) 내무부 장관, 전(全) 공무원은 각성하라.
ㄴ. 현단계, 전단계, 전신(全身)

< 해설 > 관형사는 독립된 단어로 띄어쓰며 체언 앞에만 온다.
그러나 접두사는 독립성이 없으므로 붙여 쓰고 용언 앞에서도 올 수 있다.
그렇지만 위와 같이 형태가 같고 의미가 비슷한 경우가 있어 혼동이 된다.
관형사와 접두사를 구별하는 기준은 아래와 같이 정리될 수 있다.

관형사

(1) 독립한 한 단어(자립 형태소)이다.
-> 체언과 분리 가능 -> 띄어 쓴다.

(2) 체언 앞에만 온다.
(체언만을 수식)

(3) 여러 명사를 두루 꾸민다.
(새 책, 새 노래, 새 생각......)

(4) 체언과의 사이에 다른 말이 끼어 들수 있다. (새 그 노래)

접두사

(1) 단어의 자격이 없는 의존 형태소이다.
-> 체언과 분리할 수 없다.-> 붙여 쓴다.

(2) 체언 뿐 아니라 용언 앞에도 온다.
(짓-밟다)

(3) 일부 어휘 앞에만 온다.
(덧-신, 덧-나다 등)

(4) 덧붙는 말 사이에 다른 말이 끼어 들 수 없다.(*맨 작은 발)



4) 똑같은 형태소나 어휘가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

(1)
ㄱ. 샌프란시스코 시
ㄴ. 서울시

(2)
ㄱ. 한별이는 지금 공부한다.
ㄴ. 넌 참 어려운 공부 하는구나.

< 해설 > (1)은 똑같은 지명 접미사 '시'가 외국 지명에 붙을 때는 띄어 쓰고
우리나라 지명에 붙을 때는 붙여 씀으로 해서 혼동되는 경우이다.
외국 지명의 특수성 때문이겠지만 일반적으로 고유 명사로 인식하는데
별 지장이 없는 것을 위와 같이 구별하여 적는 것은 불합리하다.

(2ㄱ)은 명사 '공부'에 동사화 접미사 '하'가 붙어 하나의 단어가 된 것이므로
붙여 쓴다는 것이고 (2ㄴ)은 '공부'와 '하는구나' 사이에 목적격 조사 '를'를 생략된 것으로
띄어 쓰는 것이다.

5) 합성어와 이은말(구)

(1)
ㄱ. 큰집 / 큰 집
ㄴ. 그런 대로 / 그런대로

(2) 주인 총각, 주인 처녀, 주인 소녀, 주인 아저씨, 주인 영감

< 해설 > 여기서 문제가 되는 유형은 대개가 체언류와 용언류이다.
그런데 용언류는 '2)'에서 언급하였으므로 여기서는 체언류만 다룬다.

합성어는 붙여 쓰는 것이 당연하지만 실제로 이은말인지 합성어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위와 같은 어휘가 합성어인지
연어 구조인지 판단하기는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1ㄱ)의 경우는 '백부'라는 뜻일 때는 합성어이므로 붙여 쓴다.
그러나 '집이 큰' 집 이라는 뜻일 때는 이은말이므로 띄어 쓴다.
(1ㄴ)의 경우는 어원상으로 보면 앞의 것이 맞으나 하나의 품사(부사)로 굳어진 것이므로 붙여 쓴다.
(2)의 경우는 이어진 두 낱말 사이의 생산성이 높으므로 이은말로 보아 띄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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