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낮지만 당당한 ‘호남의 삼신산’

방장산은 전라북도 정읍시와 고창군, 전라남도 장성군의 경계에 솟아 있다.

내장산의 서쪽 줄기를 따라 뻗친 능선 중 가장 높이 솟은 봉우리이다.

지리산·무등산과 함께 호남의 삼신산으로 추앙받아 왔으며 주위의 이름난 내장산·선운산·백암산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기세가 눌리지 않는 당당함을 자랑하고 있다.

방장산은 지리산·무등산과 함께 ‘호남의 삼신산’으로 불리며 호남정맥 등의 호쾌한 조망을 자랑한다.

 

 


방장산이라는 이름은 ‘신이 살 듯한 신비로운 산’에만 붙여진다고 한다.

명나라를 숭상하던 조선시대 선비들이 중국의 삼신산 중의 하나인 방장산과 비슷하다 하여 붙인 것이라 전해진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방등산이라고 불렸다.

백제 가요인 ‘방등산가’는 바로 이 산을 무대로 해서 지어진 노래다.


먼 옛날 방등산에 숨어든 도둑의 무리들이 한 여인을 납치해갔다.

남편이 구해주기만을 애타게 기다렸으나 남편이 나타나지 않는 바람에 울다가 지쳐서 부른 노래가 방등산가다.

그만큼 산이 신령스럽고 산세가 깊어 옛날에는 도적떼가 많았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당초 이 산을 방등산이라고 불렀다가 방장산으로 고쳐 부르게 된 것은 산이 넓고 커서 백성을 감싸준다는 뜻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방장산 정상에서는 호남정맥의 줄기를 한눈에 조망해 볼 수 있다.

정읍과 고창, 장성의 경계까지 접해 있기 때문에 전남·북의 경계를 따라 세 도시는 물론 충남 변산권까지도 눈에 들어온다.


지금은 헬기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봉수대는 과거 이곳이 호남의 위급한 상황을 알리는 긴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억새봉이라고 불리는 벽오동은 패러글라이딩 활강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방장산은 해발 734m의 나지막한 산이지만 명산으로 꼽힌다.

산은 낮지만 산 아래 고창벌판이 해발 100m밖에 되지 않아 표고차가 크기 때문이다.

또 경사도 심하다.

여기에다 방장산 정상을 포함해 다섯 개의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하며 올라야 하기 때문에 산행이 결코 만만하지도 않다.

하산 후에는 석정온천에서 온천욕을 하면서 산행의 피로를 풀 수 있다.


방장산은 벽오봉이라고도 부르는 방문산(해발 640m)과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산기슭에는 세 개의 계곡이 있다. 이 가운데 서쪽 기슭의 용추폭포가 흐르는 용추골이 제일 유명하다.

수심이 깊어 폭포 아래 웅덩이 깊이가 20m나 된다. 이 깊은 계곡에서 용이 승천했다고 전해 내려온다.

이 일대는 경치가 아름답기 그지없으나 경사가 가파른 협곡이기 때문에 산행할 때 조심해야 한다.


방장산의 시작은 전북과 전남을 가르는 고개인 장성갈재부터다.

여기에서 ‘497m봉’에 오른 뒤 안부로 내려와서 능선을 따라 산행을 하면 정상에 닿게 된다.


다시 정상에서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고창고개에 이른다.

여기서 북쪽은 용추폭포로 가는 길이고, 남쪽은 장성군 북이면 청운리로 향한다.

방문산을 들러 하산한다면 고창고개에서 왼쪽으로 돌아서 편백나무 숲을 지나면 된다.


하산은 방문산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내려오다가 상원사로 곧장 내려가거나, ‘597m봉’을 지나 양고살재로 내려가면 된다.

장성갈재에서 시작하여 양고살재로 하산하는 코스는 6시간 정도 소요된다.


방장산 주변에는 내장산국립공원을 비롯해 선운산도립공원, 석정온천, 고창 읍성, 장성 입암산성, 백양사 등 명소가 많아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휴양림 들러 운치 즐기고 온천서 산행 피로 날리고

방장산은 세 곳에서 오를 수 있다.

등반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등반로는 장성 갈재에서 출발하는 코스다.

회귀 산행을 하려면 방장산 휴양림에서 출발하는 것이 더 좋다.

반면 정읍에서 산행이 가능한 소갈재길과 용추폭포길은 산세가 험한 편이어서 이용객들이 적은 편이다.

방장산은 비교적 평탄한 산이기 때문에 어느 코스를 이용하든 능선을 따라 산행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툭 트인 시야로 호남평야를 사방에서 감상 할 수 있다.


고창읍에서 올라오는 길은 몇 군데 있는데 미륵사, 만불사, 상원사, 고창 공설운동장 방면으로 나눌 수 있다.

이들 코스는 대부분 종주보다는 정상에서 회귀해 돌아오는 코스로 이용된다.

벽오봉은 방장산 자연휴양림과 연결돼 있어 휴양림 쪽으로 내려와도 무방하고, 양고살재로 내려올 수도 있다.


중턱에는 방장산 자연휴양림이 위치하고 있다. 서부지방 산림관리청 소유인 이곳은 2000년 7월1일 문을 열어 시설이 쾌적한 편이다.

휴양림 내에는 참나무류와 소나무, 편백, 낙엽송, 리기다소나무 등이 많이 자라고 있다.

고창 방면으로 난 임도를 따라가면 벽오봉과 고창 고개 중간의 능선에 닿는다.

이곳에서는 고창 읍내와 서해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고창 고개를 지나 장성갈재 방면으로 조금 더 가면 방장산 정상이다.

휴양림에서 정상까지는 왕복 3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석정온천으로 곧장 하산하는 산길도 나 있다.

주능선에 오르면 서해로부터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이할 수 있다.


● 본 시리즈는 복권수익금(산림청 녹색자금)의 지원으로 추진됩니다.

<정읍 | 박용근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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