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레스 맥코리 너는 헤어진채로 우리의 사랑을 비틀고 잡아 찢었다 2006년
                       캔버스에 유채
                       83cm x 83cm
                       개인 소장

 

가레스 맥코리(Gareth McCorry)는 영국 콘월에서 태어난 극사실주의 화가이다.

그는 새로운 미술 화풍의 극사실주의 화가이다.

그는 주로 꽃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사진처럼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하나의 목련꽃 같은 꽃들을

있는 그대로의 가공하지 않은 모습 그대로 캔버스 위로 완벽하게 묘사한다.

그에게 예술적인 영감을 제공해주는 대상은 꽃과 초록색의 대지와 하늘같은 자연의 아름다움이다.

 

 

                         가레스 맥코리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 2007년
                         아마포에 유채
                         50cm x 50cm
                         개인 소장

 

극사실주의에 가장 어울리는 철학적 이론이 있다면 시뮬라크르가 있다. 

현대 철학자중에서 시뮬라크르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학자들이 있다면 움베르크 에코와 장 보드리야르가 있다.

시뮬라크르 이론은 프랑스 철학자 들뢰즈에 의해서 확립된 이론으로 현실속에 존재하지 않지만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장면을 연출한 예술에 적합한 단어로써 극사실주의에 가장 어울리는 단어일 것이다.

장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 이론은 영화 매트릭스의 세계관에도 영향을 주었는데

시뮬라크르 이론은 현대 예술의 주요 흐름을 꿰뚫는 주요 철학적 사조이다.

 

 

                         가레스 맥코리 네 숨결을 기다리며 2006년
                         캔버스에 유채
                         83cm x 83cm
                         개인 소장

 

만일 사진으로 어떠한 대상을 찍어서 어떤 순간을 포착한다면 사진속에 그 대상이 존재하지만

그 대상은 이미 지나간 시간속에서 사라져있다.

하지만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복제된 이미지가 사진속에 나타나있다.

플라톤은 이 세상은 이데아라는 최초의 존재 대상으로부터 그 세상을 모방시킨 그림자와 같은 세상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사진과 극사실주의 그림들은 그 그림자를 다시 복제해서 새로운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만일 실제 존재자와 그림자 사이의 구분이 가능할수도 있지만 하이퍼리얼리즘은 실제 존재자와

그림자 사이의 구분조차 무색하게 만든다.

극사실주의에서는 현실과 가상 사이의 구분이 사라진다.

현대 대중매체에서 우리는 현실을 복제한 이미지의 대량홍수속에서 살고 있다.

영화와 같은 대중매체는 그 대표적인 예이다.

 

 

                         가레스 맥코리 릴리아 2005년
                         캔버스에 유채
                         96cm x 96cm
                         개인 소장

 

만일 현실에 대한 모델이 현실에 대한 모방을 넘어서서 그 스스로 존재한다면

가상현실은 현실을 떠나서 그 스스로 존재하게 된다.

극사실주의와 초현실주의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극사실주의는 현실의 세계로부터 그 대상을 더 현실적으로 모방한다.

초현실주의는 상상의 세계로부터 그 대상을 현실로 나타날 수 있도록 모방한다.

그렇게 탄생된 이미지는 현실과는 관계없이 그 스스로 존재하게 된다.

사실주의는 가상과 현실사이의 희미한 구분선을 보여준다.

하지만 극사실주의는 가상과 현실사이의 구분마저 사라진다.

하이퍼리얼리즘의 가장 대표적인 현대 문화가 있다면 영화를 들 수 있다.

영화는 항상 가상현실을 창조하기 위한 시도를 한다.

 

 

                         가레스 맥코리 이 시간은 영원히 계속되지 않는다 2004년
                         캔버스에 유채
                         120cm x 120cm
                         개인 소장

 

현대 예술과 현대 과학의 흐름, 현대 과학은 플라톤이 말한 이데아를 모방한 이 세상에서 또 다른 모방된 세상을 만든다.

현실을 모방한 또 다른 가상현실을 만듦으로써 또는 인간을 모방한 로봇을 만듦으로써

이데아를 모방한 세계의 그 세계를 모방한 또 다른 복제된 세상을 만든다.

현대 예술의 두가지 흐름, 추상표현주의와 시뮬라크르는 이러한 철학적 사고로써 살펴볼 수 있다.

피카소를 비롯한 추상표현주의가 이 세상의 근본적 실체인 이데아를 바라보려는 본질을 바라보려는

미술적 시도라면 극사실주의는 이데아를 모방한 이 세상에서 또 다른 모방의 세계,

이 세상을 복제한 세상을 다시 창조하는 예술세계이다.

그래서 추상표현주의와 극사실주의는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이지만 이 두 예술사조 모두 현대 철학의

한 단면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가레스 맥코리 나는 제인과 마주쳤고 그녀는 내게 안겨서 쓰러져 죽었다 2004년
                         캔버스에 유채
                         91cm x 91cm

 

현실을 모방하여 새로움을 창조하려는 예술의 원초적 바람은 이미 15세기부터 시작되었다.

많은 예술가들은 현실의 자연을 모방하려 애썼다.

현대 예술에 이르러서도 이 예술적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

두가지 예술적 흐름, 현실에서 이데아를 바라보려는 사물의 간소화와 본질의 표현을 묘사하는

피카소로부터 비롯된 추상표현주의와 현실을 모방해서 또 다른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내는

시뮬라크르 극사실주의의 예술적 흐름이 현대 미술의 주요 흐름이다.

추상표현주의와 극사실주의 어찌보면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이들이 바라는 것은

예술이 추구하는 가장 핵심적인 무엇인가를 표현하는 것이다.

 

 

                         가레스 맥코리 나는 네가 견딜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너를 사랑한다 2005년
                         캔버스에 유채
                         136cm x 136cm
                         개인 소장

 

예술은 인간의 마음을 움직인다. 예술은 정서적이며 주관적인 감성을 가지고 있다.

사진기를 가지고 현실의 장면을 포착해서 사진을 만들어내더라도 그 사진을 모두 예술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사진 중에서도 그 사진작가의 감성이 깃들고 그 사진을 바라보는 사람의 영혼을 뒤흔들 수 있는 사진을

우리는 예술이라고 부른다.

포토리얼리즘 그림들도 마찬가지다.

현실을 모방한 그림들이 그림을 바라보는 사람의 영혼을 뒤흔들 수 있을때 그 그림을 우리는 예술이라고 부른다.

예술은 인간의 영혼과 대화를 나누기 때문이다.

 

 

                         가레스 맥코리 네가 나에게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가르쳐 주었다 2005년
                         캔버스에 유채
                         120cm x 120cm
                         개인 소장

 

극사실주의 화가들은 3차원의 실체를 모방한 2차원 이미지를 창조한다.

피카소 이후 예술가들은 현실세계를 좀더 단순화 시키려 노력했다.

상세한 모양을 묘사한 그림을 단순화 시키고 단순화 시켜서 본질에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그림은

단순화되어 마지막에는 몇몇 본질적인 선만이 남게 된다.

여기 또 다른 현대예술의 흐름인 시뮬라크르를 살펴보자면 시뮬라크르의 대표적인 예인 극사실주의는

오히려 현실을 단순화시키기 보다는 현실을 더 상세하고 현실보다 더 리얼하게 묘사함으로써

새로운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새로운 세상을 창조한다.

 

 

                         가레스 맥코리 여기에서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그가 말하던 그 때 그 순간 2004년
                         캔버스에 유채
                         101cm x 101cm
                         개인 소장

 

피카소로부터의 추상표현주의와 시뮬라크르 철학사상이 깃든 극사실주의는 나름대로 포스트모더니즘을 표현한다.

시뮬라크르는 심원한 현실의 반사이다. 시뮬라크르는 가면을 쓴다.

그리고 시뮬라크르는 심원한 현실의 성질을 바꾼다.

시뮬라크르는 심원한 현실의 추상을 가면으로 가린다. 그럼으로써 시뮬라크르는 현실과 관계하지 않는 그 스스로의 모습을 가진다.

워쇼스키 남매는 매트릭스에서 이 세계가 시뮬레이션이며 시뮬라크르에 대한 철학적 사고를 재미있는

영화로써 재치있게 보여주었다.

 

 

                         가레스 맥코리 네가 말을 하게 되면 너는 말할 것이다
                         캔버스에 유채
                         40cm x 40cm

 

현대에 이르러 사람들은 이데아를 모방한 이 세상에서 스스로 만들어낸 기계와 컴퓨터를 사용하여

이 세상을 모방한 또 다른 세상을 창조하고 있다.

극사실주의는 1960년대와 1970년대의 팝아트와 그 시대에 흐르던 철학과 과학의 주요 흐름에

영향을 받았다.

현실을 모방하여 새로움을 창조하려는 인간의 근본적인 바람은 사실 예술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인간의 근본적인 바람은 철학에서도 과학에서도 나타났기에 예술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극사실주의는 현실을 모방하지만 단순한 모방과는 다르다.

사진으로 현실을 모방하더라도 단순한 모방에는 예술적 감성이 깃들지 않듯이 사진으로 현실을

모방하더라도 그 사진에 예술적 감성이 깃들어야 인간의 영혼을 뒤흔들 수 있듯이 그림을 통해

현실을 모방하게되면 예술로써 창조된 새로운 세상에 예술적 감성이 깃들기에 이 모방된 새로운 세상은

현실을 초월하여 어떤 새로운 무엇인가를 바라보려는 예술적 시도이다.

 

그림들의 제목이 독특하네요. 그림 하나하나에 의미가 깃들어 있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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