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각양각색 기암봉 소금강 중에 으뜸

대둔산은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빼닮았다는 수많은 소금강(小金剛) 가운데서 가장 ‘금강산 같은’ 산으로 통한다.

수많은 기암봉과 풍경은 마치 금강산에 오른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제1 소금강(小金剛)’ ‘작은 설악산’ 등 별칭이 유난히 많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특히 가을단풍은 대둔산의 절경을 가장 잘 드러낸다는 평가다.

대둔산은 기암봉과 괴석, 그리고 가을단풍이 연출해 내는 아름다움으로 ‘금강산을 가장 많이 닮은 산’으로 불린다. 산 아래는 천년고찰 태고사가 자리하고 있다.


충남 금산군 진산면, 논산시 벌곡면과 전북 완주군 운주면의 경계에 위치한 대둔산(해발 878.9m)은 인근 오대산, 월성봉, 천등산 등과 함께 노령산맥의 북부 잔구군(殘丘群)을 형성하고 있다.

수십 개의 봉우리가 6㎞에 걸쳐 솟아 있을 뿐만 아니라 3개군이 대둔산에 걸쳐 있어 어느 지역으로 든 산행이 가능하다.

기암봉들의 위세와 아름다운 풍경이 유명한 전북 완주 쪽은 1973년 전북도립공원으로, 충남 논산 쪽은 80년 충남도립공원으로

각각 지정됐다.

경관은 전북 완주 쪽이 더 낫다.

많은 기암봉들이 밀집해 있고 장군봉, 왕관봉, 칠성봉, 쌍칼바위 등 각양각색의 기암봉 사이를 휘도는 등산길은 산행의 진수를 맛보기에

충분하다.

산중턱까지 놓인 케이블카, 기암봉 사이를 잇는 구름다리 등 다양한 편의시설은 산행을 돕는다.

특히 구름다리는 사진을 찍으려는 많은 이들로 늘 붐빈다.

사실 자연을 즐기려는 등산객들에게 이 같은 인공시설물은 반가운 게 아니지만 이 덕분에 일반인들도 큰 부담 없이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충남 논산시 벌곡면 산자락은 기암봉이 많은 완주 쪽과는 또 다른 맛을 제공한다.

특히 암릉 등줄기에 직접 올라 산정을 향하는 수락계곡(군지골)은 좌우로 펼쳐지는 절경에 기분마저 상쾌해진다.

군지골은 수락계곡 최고의 비경지대로 양옆으로 수직의 절벽이 감싸고 있는 특이한 지형이 볼거리다.

제1폭포, 화랑폭포, 비선폭포, 군지폭포 등이 몰려 있는 군지골 협곡을 감상하는 것은 대둔산 산행에서 오는 덤이다.

대둔산에는 완주 방면에 3개, 논산 방면에 2개, 금산 방면에 1개 등 모두 6개의 등산로가 있다.

이 중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의 집단시설지구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산중턱까지 올라 구름다리~삼선계단~마천대(정상)~칠성봉전망대

~용문골로 이어지는 원점회귀코스는 대둔산의 절경을 두루 살펴볼 수 있어 등산객들로부터 가장 인기가 있다.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가 “절터가 정말 좋다”며 3일간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는 태고사.

대둔산 운해도 등산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자연의 선물이다.

맑은 날이면 언제나 산 밑으로 구름이 낮게 깔린다.

특히 단풍이 절정일 때 붉게 물든 산자락에서 보는 운해는 등반객들의

넋을 앗아갈 만큼 자연의 아름다움 그 자체다.

대둔산에는 태고사, 안심사, 신고운사 등 천년사찰이 있었으나 한국전쟁 와중에 소실됐다.

이 중 74년 복원된 태고사는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가 세운 절이다.

전국 12개 승지의 하나로 태고사 절터를 찾아낸 원효대사가 주변 경관이 무척 마음에 들어 3일 동안 춤을 추었다는 기록이 전해질 정도다.

태고사 뒤편에는 절묘하게 솟은 의상봉, 관음봉, 문수대, 낙조대가 있어 많은 일출과 일몰을 즐기기에 좋다.

태고사는 또 우암 송시열 선생이 공부하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복원 당시 대웅전을 비롯한 무량수전, 관음전, 선방 등이 새로 지어졌다.

또 배티재와 이치대첩비도 둘러볼 만하다.

특히 배티재는 임진왜란 당시 권율 장군이 전주로 입성하는 2만여명의 왜군을 1500여명의 군사로 막아낸 곳이다.

행주대첩, 진주대첩에 앞서 임진왜란 최초로 육지에서 승전고를 울렸다는 역사적 가치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완주쪽 전망 좋고 논산쪽 계곡 멋져

대둔산에는 완주, 논산, 금산 등 3개군에 걸쳐 모두 6개의 등산로가 있다.

출발점은 다르지만 이들 코스는 결국 원점회귀나 종주 등 다양한 코스와 연결돼 있어 등산객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산행을 맘껏 즐길 수 있다.

대둔산의 빼어난 경치를 감상하고 싶다면 기암봉과 괴석들이 많은 전북 완주 쪽 코스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대둔산 정상인 마천대를 비롯해 입석대, 신선바위, 돼지바위, 장군봉, 낙조대 등이 대부분 주능선 남쪽인 완주군 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주요 등산코스로는 시설지구~마천대~용문굴~케이블카~시설지구와, 시설지구~마천대~낙조대~용문굴~케이블카~시설지구, 시설지구~마천대~옥계천, 시설지구~마천대~깔딱재~수락계곡 등이 있다.

대둔산의 북쪽에 위치한 논산시 벌곡방면 산자락은 완주군과는 사뭇 다른 풍광을 드러낸다. 산행은 버스종점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20분쯤 걸어가면 나타나는 대둔산 승전탑 앞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완주방면에서와 같은 기암봉, 괴석은 찾아볼 수 없지만 대신 계곡과 암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멋스럽기 그지없다.

승전탑 앞에서 남쪽으로 난 계곡을 따라 숲길로 들어선 다음, 선녀폭포를 지나 철다리 몇 개를 건너면 화랑폭포가 나온다.

이곳에서 오른쪽 길로 들어서면 수직절벽으로 둘러싸인 군지골이다. 한낮에도 햇빛이 들지 않을 정도로 깊고 그윽하다.

군지골은 수락계곡 최고의 비경지대로 알려져 있다.

군지골 상단에는 긴 물줄기를 그려내는 금강폭포와 은폭이 자리잡고 있으며 은폭을 지나면 바로 급경사의 220계단이 나타난다.

이 계단을 오른 다음 남쪽으로 숲과 바위지대가 적당히 섞인 능선을 따라 1시간30분 정도 올라가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

대둔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 권현식 계장은 “계절마다 아름다움을 달리하는 대둔산은 사계절 내내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며 “가족,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찾아 즐거운 추억을 간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 | 정혁수기자 overa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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