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斷想
[22060]강원도 인근에서 온 아이들이 동물들을 보고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볼 때는 힘든 것도
ironcow6204
2025. 5. 19. 09:04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에는 4만2975㎡(약 1만3000평) 규모의 ‘동물 요양원’이 있다.
늙거나 부상당해 거동조차 어려운 호랑이와 하이에나 등 맹수는 물론 산양과 공작새, 거북이 등 온갖 동물 1000여 마리가 이곳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다.
‘쌍둥이 동물 농장’의 사장 남우성(34)씨는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 이들을 먹이고 돌본다.
아버지(69)가 사슴·소 몇 마리를 가지고 와 시작한 조그만 농장이 소문을 탔고, 전국에서 보기 흉하다며 외면당한 동물이 모여들어 이렇게 커졌다.
<강원도 강릉시에서 ‘쌍둥이 동물 농장’을 운영하는 남우성씨가 전국을 돌면서 거둔 다치고 병든 동물들.
맨 왼쪽부터 대퇴부 장애를 갖고 태어난 여덟 살 호랑이 ‘루시’. 또래에 비해 덩치가 왜소하다. 안구 적출 수술을 받은 뒤 ‘보기 흉하다’는 관람객 민원에 경기 일산의 한 동물원 골방에 방치됐던 과나코. 맨 오른쪽은 어미에게 버림받은 뒤 2023년 경기 가평의 동물원에서 온 암·수사자 한 쌍의 모습.>
남씨는 20대 중반이었던 2016년 아버지와 이곳을 열었다.
배우 꿈을 꾸면서 서울의 한 대학 연극영화학과에 진학했지만, 9년 전 다 접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40여 년 전 아버지는 몸이 편찮은 어머니를 위해 녹용을 먹이겠다며 농장 옆 남는 터에 사슴 몇 마리를 키웠다.
녹용을 먹고 건강을 회복한 어머니가 쌍둥이 형제를 낳았다.
이후 아버지는 ‘동물들을 보면 좋다’며 유기 동물들을 돌보기 위한 땅을 더 사들였다.
농장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온 동네 가축이 남씨 농장에 모이기 시작했다.
남씨는 “놀러 온 아이들이 동물들을 보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참 좋다”는 아버지 말에 결국 농장을 함께 운영하기로 결심하고 대학도 자퇴했다.
<지난 6일 오후 강릉 쌍둥이 동물 농장 실내 방사장에서 남우성씨가 유기견을 품에 안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