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斷想
[22056]사회간접자본의 시설 노후화 문제가 심각해 서울 시내 어디에서도 ‘발밑 안전’을
ironcow6204
2025. 5. 12. 08:44
서울 강동구 명일동 한영외고 앞 도로에 생긴 가로 18m, 세로 20m, 깊이 18m 규모 대형 싱크홀(땅 꺼짐 현상)에 매몰됐던 오토바이 운전자 박모(34)씨가 25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 싱크홀로 생긴 지반 침하 공간은 약 6500㎥로, 최근 5년간 발생한 싱크홀 중 둘째로 크다.
전문가들은 “1970~80년대 고도 성장기에 만들어진 상·하수도 시설 등 사회간접자본의 시설 노후화 문제가 심각해 서울 시내 어디에서도 ‘발밑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본지가 서울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시에서 관리하는 도로 구간 6863km(보도·차도 181개 노선) 중 26.95%(약 1850km)가 지반 침하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반 약화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집중호우가 본격적으로 내리는 장마철도 아닌 봄에 대형 싱크홀 사고가 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5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일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전날 발생한 싱크홀(땅 꺼짐) 사고 현장 모습.>
소방 당국은 싱크홀 사고가 난 지 18시간 만인 이날 오후 12시 36분 박씨를 수습했다.
박씨가 발견된 곳은 싱크홀 하부, 지하철 9호선 공사장 터널 구간 바닥 부근으로, 싱크홀 중심에서 왼쪽으로 50m 정도 떨어져 있었다.
추락 직전 입고 있던 복장과 헬멧, 바이크 장화를 착용한 모습 그대로였다.
소방 당국은 앞서 이날 오전 1시 37분쯤 싱크홀 아래 지하철 9호선 지하 터널 공사장에서 박씨의 휴대전화를 발견했다.
이어 2시간 후인 오전 3시 30분에는 싱크홀 하부에 쌓인 토사 근처에서 번호판이 떨어진 오토바이도 발견했다.
소방은 싱크홀에 매몰됐던 박씨를 구조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6480t에 달하는 토사가 물과 섞여 진흙이 딱딱하게 굳은 상태로 싱크홀 하단을 막았기 때문이다.
구조대원들은 잠수복을 입고 손으로 토사 수천 톤을 퍼내며 수색을 진행했지만, 싱크홀 인근 상단에 균열이 발견되고 약해진 지반으로 추가 붕괴 우려도 있어 한동안 속도를 내지 못했다.
소방 당국이 포클레인 2대와 구조대원 17명 등을 투입해 밤샘 배수 작업을 진행한 결과, 이날 오전 박씨를 발견했다.
박씨는 대기 중이던 앰뷸런스로 옮겨져 인근 강동 중앙보훈병원으로 이송됐고 사망 판정을 받았다.
<싱크홀로 추락하는 오토바이 운전자 - 지난 24일 오후 6시 29분쯤 서울 강동구 명일동의 한 도로에 발생한 싱크홀에 오토바이 운전자 박모씨가 추락하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