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斷想

[22569]살얼음보다 얇아 아스팔트의 검은색이 그대로 비치기 때문에 블랙 아이스라는

ironcow6204 2025. 2. 25. 08:30

 

 

 

밤새 내린 눈비가 도로 위에 얼어붙으면서 14일 아침 수도권 곳곳에서 차량 추돌 사고가 잇따랐다.


이날 아침에만 사고 12건이 발생해 차량 166대가 추돌하고 22명이 다쳤다. 
50대 운전자 1명은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숨졌다. 출근길 사고로 수도권 일대에는 ‘교통 대란’이 벌어졌다.

 

 

<뒤엉킨 사고 차량 - 14일 오전 5시 16분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자유로 구산IC 인근에서 발생한 44중 추돌 사고 현장의 모습. 
차량이 어지럽게 뒤엉켜 있다. 도로 표면의 얇은 얼음층인 ‘블랙 아이스’가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사고 원인으로 ‘블랙 아이스(Black Ice)’를 지목했다. 
블랙 아이스는 도로 표면에 생기는 매우 얇은 얼음층이다. 살얼음보다 얇아 아스팔트의 검은색이 그대로 비치기 때문에 블랙 아이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눈길과 달리 눈에 잘 보이지 않아 ‘도로 위의 암살자’라고 불린다.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16분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자유로 구산IC 인근 도로에서 차량 44대가 연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운전자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차량 44대가 뒤엉키며 교통 정체가 10㎞까지 이어졌다.


이어 5시 50분쯤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서울문산고속도로에서는 43중 추돌 사고가 나 13명이 다쳤다. 
이 고속도로에서는 50분쯤 뒤 덕양구 도내동 구간에서도 18중 추돌 사고가 발생해 2명이 다쳤다.

 

 




오전 8시 5분쯤 화성시 오산동에서는 차량 10대가 연쇄 추돌했고, 안산시와 김포시에서도 각각 7중 추돌 사고가 났다.


서울에서도 연쇄 추돌 사고가 4건 발생했다. 
이날 오전 6시 7분쯤 노원구 월계2지하차도에서 18중 추돌 사고가 발생해 1명이 부상을 당했다. 
은평구 진관동에서는 시내버스가 미끄러져 다른 버스 3대를 덮쳤다.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 도로에서는 1t 트럭이 차량 2대를 추돌한 뒤 인근 상가 1층을 들이받았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역 인근 교차로에서는 오전 8시 20분쯤 화물차가 미끄러져 신호 대기 중이던 승용차 2대를 들이받았다.


사망자도 나왔다. 이날 오전 7시 49분쯤 김포시 월곶면 도로에서 5t 트럭이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넘어져 50대 운전자가 숨졌다.


수도권에는 이날 아침까지 눈비가 내렸다. 적설량은 1㎝ 안팎으로 많지 않았다. 아침 기온은 영하 3~4도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밤에 내린 눈비가 새벽에 살짝 얼면서 도로를 코팅한 것처럼 얇은 얼음층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블랙 아이스가 생기기 좋은 조건이었다”고 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13일 밤 12시부터 두 차례 제설제 790t을 뿌렸지만 소용없었다”고 했다.


블랙 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는 해마다 끊이지 않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블랙 아이스, 살얼음 등으로 인해 발생한 교통사고는 총 3944건이었다. 
이 사고로 95명이 사망하고 6589명이 다쳤다. 역대 최대 차량 연쇄 추돌 사고인 ‘2015년 인천 영종대교 106중 추돌 사고’도 블랙 아이스가 원인이었다.


블랙 아이스 등 겨울철 빙판길 교통사고는 출근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겨울철 빙판길 교통사고의 34.9%가 오전 6~10시에 발생했다.


기상청은 15일 출근길도 블랙 아이스를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15일 전국의 아침 기온이 영하 14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눈비가 내려 축축해진 중부 지방 도로에 또다시 살얼음이 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25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