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인기 소셜미디어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오는 19일까지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서비스를 금지하는 ‘틱톡 금지법’ 시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법 시행을 유예하는 행정명령을 검토 중이고, 중국 지도부가 틱톡을 자국에 우호적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법안 시행을 막기 위해 뛰는 저우서우쯔 틱톡 CEO는 트럼프 취임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 서비스 하나를 두고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문답으로 정리했다.
<'틱톡 금지법' 시행이 다가오면서 이에 대비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와 중국, 틱톡 이용자들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Q1. 이대로 19일이 되면 틱톡은 어떻게 되나.
미국 내에서 앱을 새로 내려받을 수 없게 된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배포되지 않는다. 이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앱의 성능이 서서히 저하돼 사용하기 어려워진다. 서비스가 금지돼도 내려받은 틱톡 앱이 사라지거나, 앱에 접속한다고 처벌받는 것은 아니다.
Q2. 틱톡 금지법이 나온 배경은.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중국 기업이라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우선 1억7000만명을 넘는 미국 내 틱톡 이용자의 성별, 거주지, 전화번호 등 개인 정보가 중국에 유출돼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중국 앱이 미국에 깊이 침투하면 중국 공산당 관련 콘텐츠가 청소년에게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이에 지난해 4월 상·하원이 틱톡 금지법을 통과시켰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해 법안이 시행됐다.
Q3. 틱톡은 어떻게 대응했나.
틱톡 금지법이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또 미국 이용자 데이터를 미국 내 서버에만 저장하고 제3자 감사를 받는 보안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데이터 저장 위치와 상관없이 소프트웨어 운영에 관여하는 중국 엔지니어 등이 미국 데이터에 접근 가능하고, 중국의 국가안전법에 따라 틱톡이 데이터를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Q4. 트럼프의 입장은 무엇인가.
법 시행 이튿날인 20일 정오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하는 트럼프는 지난달 27일 연방대법원에 “취임 후 정치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법 발효 시한을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대법원이 반응을 보이지 않자 취임 직후 행정명령을 통해 60~90일 동안 틱톡 금지법 시행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20년엔 미국에서 틱톡을 금지할 것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바이트댄스 지분 상당 규모를 보유한 공화당 거물 기부자 제프 야스를 지난해 만난 직후 입장을 바꿨으며, 대선 캠페인 콘텐츠가 틱톡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반복해서 언급했다”고 했다.
Q5. 틱톡의 대안은 없나.
틱톡 금지법에 반감을 가진 미국 이용자들은 대거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훙수(레드노트)’로 몰리고 있다. 샤오훙수에서 이들은 ‘틱톡 난민’으로 자칭하며 “중국이여, 내 개인 정보를 가져가 달라”는 문구를 띄우기도 한다. 다만 이는 미국 정부에 대한 항의에 가깝고, 틱톡의 유명인이 샤오훙수로 진출한 경우 또한 거의 없다. 20~30대 여성이 중심인 샤오훙수는 틱톡과 성격이 달라서 미국의 틱톡 이용자들이 얼마나 잘 적응할지 미지수다.
샤오훙수 역시 중국 앱이기 때문에 틱톡과 비슷한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새로운 플랫폼을 찾는 사람들에게 레드노트는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다”면서 “중국인 소유라는 문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샤오훙수 측도 연일 엔지니어들이 밤을 새며 알고리즘 ‘보수’와 검열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나서며 신규 사용자 진입에 대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들을 해외 사이트로부터 차단한 중국 당국이 중국인과 외국인이 같은 소셜미디어를 쓰길 바라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25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