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斷想

[22538]글멍을 위해 종교나 명상 서적을 필사 교본으로 삼는 경우도 많아졌다.

ironcow6204 2025. 2. 5. 09:15

 

 

 

필사를 하며 마음을 가다듬는 ‘글멍’이 유행이다. 
펜으로 잠언이나 명구를 베껴 쓰는 필사의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불을 바라보며 명상과 같은 효과를 노리는 이른바 ‘불멍’이라는 말을 차용한 것이다. 
글멍을 위해 종교나 명상 서적을 필사 교본으로 삼는 경우도 많아졌다.


불교 경전을 직접 손으로 써보는 ‘법륜 스님의 반야심경 강의 필사공책’(정토출판), 성경 속 솔로몬의 가르침을 읽고 쓰는 ‘잠언 읽고 잠언 쓰자’(마음의숲) 등 실제 ‘명상’의 효과를 내세운 필사책들이 인기다. 
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가 말한 “한 권의 책만 읽은 사람을 조심하라” ‘해리 포터’ 작가 조앤롤링의 “두려웠던 실패가 현실이 되면서 오히려 자유로워졌다” 등 세계 유명 인사들의 명언들을 필사할 수 있는 ‘명언 필사’(토트)도 나왔다.

 

 




인터넷 서점 예스24 집계에 따르면, 필사책 판매량은 올해 들어 전년의 약 2.6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선경 작가의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위즈덤하우스)는 지난 5월부터 31주간 꾸준히 종합 10위권 이내에 머물렀다. 
지난 3월 출간된 이 책은 미하엘 엔데의 소설 ‘모모’, 윤동주의 시 ‘소년’, 장자의 ‘제물론’ 등 소설가, 시인, 철학자들의 작품을 읽고 따라 쓸 수 있다. 
올해 전체 판매 순위를 매긴 ‘2024년 종합베스트셀러’에선 1~3위를 모두 차지한 한강 작가의 작품에 이어 4위에 올랐다. 
노벨문학상으로 인한 ‘한강 신드롬’만 없었다면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는 말이다. 
지난 10일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의 글을 베껴 쓸 수 있는 ‘한강 스페셜 에디션’도 나왔다.


예스24 김민희 홍보 담당은 “올해는 ‘필사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필사책들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며 “청소년들의 문해력 저하 문제가 대두되면서 특히 학부모와 청년들이 필사책을 많이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에선 이용자들이 자체적으로 10~100명 단위 필사 모임을 만들어 읽은 책을 서평하고 손글씨를 공유하는 등 ‘필사 챌린지’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의 ‘필사’ 관련 게시물만 100만건을 훌쩍 넘는다.(241219)